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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연일 위협하는데...” 의원들은 외유중
뉴스종합| 2013-03-27 09:47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북한이 강경 발언으로 연일 한반도 긴장을 위협하는 가운데 정작 국회는 다시 잠잠해졌다. 정부조직법 처리가 52일 동안 늦어지면서 지역구 주민들의 민원이 산더미 같이 쌓였기 때문이다. 이같은 민원 처리에다 의정보고회와 해외출장 일정까지 겹치면서 당 지도부와 몇몇 비례대표 의원을 제외하고 국회는 부쩍 한산해진 모습이다.

27일 여야 관계자들과 의원실 보좌진들의 말을 종합하면, 상당수 의원들이 지역구에 내려가 있거나 해외에 출장 중이어서 오후만 되면 의원회관이 부쩍 한산해진다는 것이다. 실제 기자가 찾아간 4선 중진 의원실의 한 관계자는 “(의원들이) 아침에는 서울에 있다가 당일로 지역에 내려가는 경우가 파다하다”면서 “봄이라 지역행사가 많아져서 몸이 두 개라도 모자른 상황”이라고 밝혔다.

연례행사인 의정보고회는 지역구 의원이 의정활동 성과와 지역예산 확보 내용, 선거공약 이행 상황과 향후 계획 등을 주민에게 직접 보고하는 자리다. 여야 의원을 막론하고 두툼한 의정활동 보고서를 만들고 행사를 준비하느라 다른 업무는 소홀해질 수 밖에 없다.

여기에 3월 들어 상임위원들의 해외 출장도 부쩍 늘어났다. 방송법을 놓고 여야가 힘겨루기를 하던 이달 초에는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 소속 새누리당의 남경필ㆍ김을동ㆍ이상일ㆍ홍지만 의원, 민주통합당의 노웅래ㆍ신경민ㆍ김윤덕 의원 등 7명이 스페인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3’에 참석하기 위해 두 개조로 나뉘어 출국한 것이 알려졌다.

당사자 측은 “상임위 차원의 공식 출장이 아니기 때문에 청가서(휴가신청서)를 냈고 출장비도 타가지 않았다”고 항변했지만 당시 쌓인 현안이 많았기 때문에 ‘외유성 출장’이란 비판을 받았다.

또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출국금지 논란이 한창이던 지난 주말 정보위원회 소속 의원 중 일부가 비공개로 출국했다. 출국 후 행방도 묘연하면서 논란이 됐다. 또한 국방위원회 소속 정희수 새누리당 의원과 안규백ㆍ김재윤ㆍ백군기 민주당 의원 등 국방위 소속 4명 의원은 아랍에미리트(UAE) 아크부대와 소말리아 청해부대 시찰을 위해 해외출장을 떠났다.

국방위 관계자는 “지난해 정기국회 때 가려고 했던 출장인데 이제야 가는 것이다. 비행기도 몇 번 갈아타야 하는 등 힘든 출장이라 외유성 출장으로 보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북한이 전날 ‘1호 전투태세’를 발령하고 전쟁 위협을 고조하는 동안 안보의 한 축을 담당해야 하는 국회 국방위와 정보위 위원들의 해외 출장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치전문가들은 “북한 핵 위협 등 안보가 위중한 시점에 몇몇 국회의원들은 ‘안보 불감증’에 걸려 있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서울시의회 의원 47명도 이날 무더기로 국외연수를 다녀왔거나 연수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탄을 받고 있다. 경기도 성남시의회가 북핵 위협이 가중되는 위기상황 등을 고려해 시의원 해외연수를 6월로 연기한 것과 대조적이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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