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방카 물 흐리는 ‘슈퍼甲’ 은행의 횡포
뉴스종합| 2013-04-08 11:22
당국 부당행위 긴급검사 착수



은행권의 방카슈랑스(은행에서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제도) 판매실적이 크게 늘면서 보험사를 상대로 한 부당요구 행위가 도를 넘어섰다. 실적보장을 조건으로 백화점 상품권은 물론 골프접대 심지어 직원들의 개인적인 술값 지불까지 요구하고 있다. 이 같은 부당행위로 인한 비용부담이 결국 보험소비자에게 전가된다는 점에서 규제방안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8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최근 A 생명보험사는 보험상품 판매를 위해 제휴은행인 C은행과 S은행 방카 담당자들에게 적게는 10만원에서 최고 1000만원까지 백화점 상품권을 제공하는 등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가 포착돼 금융당국이 긴급 검사에 착수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방카 거래에서 그 동안 관행처럼 이뤄지던 리베이트 행위가 포착돼 해당 은행들을 상대로 검사에 착수한 상태”라며 “이는 명백한 규정위반행위인 만큼 상세히 조사한 후 해당자들을 엄중 조치하고, 은행권에는 향후 재발방지를 위한 개선방안 마련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권은 그 동안 판매실적을 내세워 보험사들에게 각종 상품권 요구는 물론 김치냉장고, 전자렌지 등 가전제품을 요구하거나, 늦은 시간에 보험사 방카영업담당자에게 전화해 술값 기불을 요구하기도 했다. 실제로 은행이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방카슈랑스 판매 비중(초회보험료 기준)은 생보업계만 보더라도 지난 2010회계연도 45.5%에서 2011회계연도 47.6%로 늘더니, 지난 2012회계연도(4~12월말 기준)에는 무려 67.4%로 급증했다. 보험업계의 신규실적 중 절반을 출쩍 넘고 있다.

보험사 관계자는 “중소형 보험사들 중심으로 시장점유율 유지를 위해 방카영업을 확대해 온게 사실”이라며 “방카실적 확대를 위해서는 은행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처럼 은행권의 부당요구 행위 수위가 갈수록 강해진 건 방카판매의 위력 때문이란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고액계약을 체결하기에 앞서 각 보험사에 연락해 상품권을 얼마나 줄 수 있는지 물어본다”며 “상품의 특징은 고려하지 않고 상품권을 가장 많이 주는 보험사를 선택해 집중 판매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대한 대대적인 검사를 통해 불법행위를 가담한 행위자에 대해 형사고발 조치와 함께 은행과 보험사에 재발방지방안 마련을 주문할 계획이다. 

김양규ㆍ이자영 기자/kyk7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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