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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향후 시나리오... 1~2개월내 재가동-완전폐쇄 갈릴듯
뉴스종합| 2013-04-29 09:28
[헤럴드경제=한석희·원호연 기자] 남북관계의 마지막 보루로 통하는 개성공단의 운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29일 체류인원의 전원 귀환으로 개성공단은 8년 4개월만에 사실상 완전히 문을 닫게 됐다. 하지만 우리 정부와 북한 모두 아직까지는 ‘개성공단 전면폐쇄’를 금기어(?)로 받아들이고 있다. 남북 모두 개성공단 완전 폐쇄는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엄청난 후폭풍에 휩싸일 수 있기 때문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때문에 남북한은 숨고르기를 하면서 최고조에 달한 긴장을 누그러뜨리는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재가동 등 개성공단의 운명은 1~2개월 사이에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자산물수→전략차단은 신중할듯=정부가 지난 25일 대화제의라는 최후통첩을 보내면서 언급한 “중대한 조치”에는 개성공단 체류인원의 전면 귀환 및 전력차단 등의 방안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우리 정부가 먼저 전력 차단 및 단수 조치를 취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많다. 체류인원의 전면 귀환은 ‘국민 안전’이라는 명분하에 선제적인 행동이 가능했지만 전력 차단 및 단수 조치는 전혀 다른 문제라는 것이다. 전력 차단 및 단수조치는 사실상 ‘개성공단 완전 폐쇄’는 물론, 개성주민의 불만을 불러 일으켜 김정은 정권에 대한 실질적인 압박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조봉현 기업은행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이와 관련 “정부는 북한이 개성공단의 시설과 장비에 대해 자산 동결이나 몰수 등 강수를 뒀을 때에만 그 대응책으로 전력과 수도 공급을 끊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정부 당국자도 이에 대해 “결정된바 없다”며 “결정하더라도 정부 부처간 협의를 통해 결정되므로 금방 결정날 사항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북한의 자산몰수 조치→전력 차단 및 단수 조치→개성공단 전면 패쇄’로 이어지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정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숨 고르기=현재로선 남과 북 모두 당분간 숨고르기에 들어갈 공산이 크다. ‘개성공단 완전 폐쇄’가 가져올 정치적ㆍ경제적ㆍ사회적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는 점에서 남과 북 모두 극단적인 행동을 당장 실행하기 보다는 상대방에게 공을 떠넘기며 시간을 벌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정부 한 당국자는 “우리의 기본 입장은 대화를 통해 해결해 정상화시킨다는 것으로 이런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북한이 부당한 조치를 철회하고 나오라는 것”이라면서 “개성공단이 어떻게 되는지는 이제 북한의 선택에 달린 것 아니냐”고 말했다. 또 다른 정부 당국자도 “우리는 국민의 신변보호 측면에서 할 일을 한 것이며, 이제 공은 북측에 넘어갔다”며 “북한이 개성공단을 갖고 가길 원하는지 포기하려는지 이제 곧 북한의 진의가 드러나지 않겠냐”고 밝혔다.

특히 북한이 ’반공화국 도발 책동’이라고 비판하는 독수리훈련이 이달 말로 끝나고, 한ㆍ미 정상회담도 다음달 7일로 예정돼 있다. 북한 내부적으로도 모내기철에 북한군은 농촌지원에 나서기 때문에 당분간 전군비상대기 등의 조치도 자연스럽게 해제된다. 현재 상황을 타개할 모멘텀은 형성돼 있다는 것이다.

▶가동중단 장기화 우려 = 하지만 중단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도 크다. 이럴 경우 남북 관계복원은 점점 어려워지고 현지 공장시설의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날 우려가 크다. 입주기업 관계자는 "관리 인력이 전원 철수함에 따라 공장은 방치될 것"이라면서 "시설이 완전히 고철덩어리가 된다"고 밝혔다. 특히 남북간의 대화통로는 완전히 차단된 상태다. 정부가 입주기업의 피해지원에 적극 나서는 배경에도, 당분간 관계개선이 쉽지 않다는 현실론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 대북 전문가는 "박근혜정부는 초반에 주도권을 확보해 남북관계를 완전히 리셋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는 것 같다"면서 "남북이 기싸움 양상으로 치달을 경우, 개성공단은 상당히 꼬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남과 북이 모두 개성공단의 유용성에 공감하고 있다"면서 "한 두달 정도가 개성공단의 운명을 결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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