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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나간 집값을 찾습니다
부동산| 2013-05-02 11:12
“집주인들 기대감만 커졌어요. 급매물이 들어가고 부르는 값은 올랐는데 사려는 사람들은 움직이지 않네요. 여전히 싸게 사려 하니 거래가 잘 안 돼요.”(강남구 대치동 토마토공인 김성일 사장)

주택시장이 아리송하다. 정부가 4ㆍ1 주택시장 정상화 종합대책을 내놓은 지 한 달. 집값이 뛰고 있다는 소식이 잇따르면서 시장 활성화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시장 분위기는 여전히 냉랭하다.

대책 이후 주택 거래는 여전히 시원찮다. 2일 서울시가 운영하는 실거래가 정보 사이트인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4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5862건으로 3월(5170건)보다 조금 오르긴 했다. 하지만 5년간 양도소득세 면제 등 획기적인 지원 대책에 비하면 변화는 미미하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특히 재건축 활성화 기대감으로 많이 오른 것으로 알려진 강동구의 경우 338건 거래돼 전달(374건)보다 오히려 거래가 더 안 됐다. 송파구의 경우도 476건 거래돼 전달(451건)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런데 집값은 빠르게 뛰고 있다. 강남이나 리모델링 수직 증축 허용 수혜 단지가 몰린 신도시 지역엔 수천만원씩 집값이 오른 곳이 많다. 부동산114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시세 동향에 따르면 양도세 감면 대상이 22일부로 확정된 이후 수혜 대상인 서울 재건축 아파트는 한 주 동안 0.55%나 올랐다. 이런 추세는 한 달 2~3%, 1년 20~30% 폭등하는 수준이다.

거래량이 미미한데 집값이 크게 오르는 것은 ‘호가(집주인이 부르는 값) 중심의 착시효과’ 때문이라는 평가다. 호가는 실제 거래된 가격과 달리 정부 정책과 국내외 경기에 변화가 생기면 며칠 새 수천만원씩 오르는 경우가 많다. 집주인의 기대감이 반영된 때문이다.

곽창석 ERA코리아 부동산연구소장은 “시장이 활성화되려면 집주인뿐 아니라 집을 사려는 사람들도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가져야 한다”며 “매수자들을 움직일 수 있도록 다주택자에도 세금혜택을 늘리고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완화하는 등 혜택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가계가 매수 여력을 회복하고 거래량이 늘어나야 시장 활성화가 본격화할 것”이라며 “막연한 기대감에 주택구입에 나서면 위험하다”고 말했다.

박일한 기자/jumpcut@heraldcorp.com

정부가 4ㆍ1 주택시장 정상화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한 달이 지났지만 시장은 여전히 냉랭하다. 집주인은 기대감에 호가를 올리고 있지만 매수자는 여전히 더 싸게 사고 싶어해 거래는 되지 않고 있다. 호가만 잔뜩 올랐지만 사려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아 여전히 빈집인 서울 시내 한 아파트.                                                                                                 [헤럴드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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