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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이런 나라에도 우리 농수산물이?…이집트에 고등어, 네덜란드에 새송이버섯, 카타르에 된장이
뉴스종합| 2013-05-07 06:47
[헤럴드경제=안상미 기자]상상해 보자. 봄을 맞아 러시아 가정 식탁에 오른 논산 딸기를, 남해에서 잡힌 고등어가 이집트 레스토랑 테이블에 놓여져 있는 모습을, 그리고 모든 식사를 마친 뒤 맥심 커피믹스를 타먹는 이스라엘 여인과 우리 담배에 불을 붙이는 아프가니스탄 남성을 말이다. 벨기에로 여행을 가면 한국산 게살이 들어간 로제파스타가 나올지도 모를 일이다.

글로벌 식탁에 한류 바람이 불고 있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일본과 중국, 또는 멀리 가봐야 미국이었던 우리 농수산물이 동유럽 국가나 아프리카 오지까지 무려 194개국의 밥상에 오르고 있다. 세계은행 통계 기준으로 지구촌의 국가가 총 229개국이니 우리 농수산물이 전세계 거의 모든 곳으로 가고 있는 셈이다.

▶한류 바람부는 글로벌 식탁= 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012년 농림수산식품 수출 규모는 80억1000만 달러다. 지난 2008년 45억 달러에서 5년새 두배 가까이 늘었다. 우리 돈으로 8조8000억원 정도다.

수출 상품도 다양해졌다. 지난해 해외로 수출된 품목은 총 625개로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단일 품목으로 1억 달러 이상 수출한 ‘1억 클럽’도 지난 2008년 7개에서 김치, 비스킷, 제3맥주, 인삼, 음료, 김 등이 추가돼 13개로 많아졌다.


러시아로는 우리 딸기가 가기 시작했다. 대한항공이 모스크바 지역에 수출되는 딸기에 특별항공운임을 적용키로 하면서 시장 진출이 가능해졌다. 러시아는 세계 9위의 딸기 수입국으로 그간 그리스나 터키, 이스라엘 등에서 주로 수입했다고 한다. 수출 규모는 지난해 29만3000달러에 불과하지만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크다.

네덜란드에서는 한국산 새송이버섯이 인기다. 지난해 네덜란드로만 전년 대비 13% 늘어난 430만 달러어치가 팔려나갔다. 아프리카 대륙의 알제리는 우리의 주요 송이버섯 수출국 중 하나다.

카자흐스탄으로는 된장과 간장이 많이 수출된다. 지난해 각각 12만4000달러, 66만7000달러 어치가 갔다. 카타르도 된장을 10만달러 이상 어치를 사갔다.

▶중동ㆍ아프리카 대륙 휘어잡은 수산물= 우리 수산물이 러브콜을 받기 시작한 곳은 아프리카 대륙이다. 그동안 아프리카 국가들은 주로 일본에서 수산물을 수입해 먹었다. 그러나 원전 사고 이후로 일본산을 꺼리면서 한국산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고등어는 전체 수출 규모 7124만9000달러 중 이집트 물량이 33.2%인 2365만4000달러를 차지한다. 전년 대비로는 300% 가까이 급증한 규모다. 탄자니아와 휴양지로 유명한 세이셀로의 수출 물량도 각각 395%, 358% 증가했다.

더구나 아프리카 지역으로 수출되는 어종은 마리당 200g 안팎의 작은 고등어다. 국내 소비자들은 400g 이상의 큰 고등어를 선호하기 때문에 기껏해야 양식용 사료나 낚시 미끼용으로 쓰이던 것들이다.

나이지리아는 중국에 이어 우리 명태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나라이며, 민대구는 시리아가 수입국 톱 3위에 올랐다.

수출금액 기준으로 농수산식품을 통틀어 1위를 고수중인 참치는 남태평양에 위치한 미령사모아라는 나라와 에콰도르에서의 수입물량이 점차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바지락은 스페인에, 오징어는 아이슬란드, 게살은 벨기에 등 유럽 국가로의 수산물 수출도 이전 대비 증가했다.

▶가공품도 ‘메이드 인 코리아’= 농수산물 가공품도 ‘메이드 인 코리아’가 인기다. 우리 술 중에서는 국민술 소주가 아니라 제3맥주가 가장 많이 수출됐다. 제3맥주는 맥주를 만들때 보리와 맥아 외에 다른 원료를 혼합해 맛을 낸 맥주의 한 종류로 우리에겐 오히려 낯설다. 제3맥주는 2011년 1억3790만 달러 규모가 수출되면서 1억 달러를 넘어선 것과 동시에 소주(1억1430만 달러)도 앞질렀다. 지난해는 1억4430만 달러 어치가 수출됐으며, 99.8%가 일본으로 갔다.

알콜이 들어가지 않은 일반 음료도 해마다 수출 물량이 증가세에 있다.

러시아에서는 국내에서 1980년대 후반에 인기를 끌었던 탄산음료 ‘밀키스’가 잘 팔린다. 지난해 러시아로의 음료 수출이 2600만 달러를 기록했는데, 이 중 절반 이상이 밀키스다.

캄보디아에서는 박카스 등 에너지드링크의 수출이 크게 늘었다.

코스타리카도 우리 음료를 많이 수입해 먹는 나라 중 하나다. 코스타리카는 중앙 아메리카 남부에 위치한 나라로 우리에게는 수도인 산호세 정도만 알려져있다. 지난해 우리 음료 5474톤, 423만 달러어치가 수출됐다.

또 미국은 알로에 음료, 일본은 옥수수수염차, 중국은 바나나우유 등이 큰 인기를 끌었다.

가공품으로 가장 많이 수출되고 있는 품목은 단연 담배다. 지난 한해 무려 6억 달러가 넘게 해외로 팔려나갔다. 중동 국가, 특히 아랍에미레이트(U.A.E)와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등 중동 지역에서 우리 담배를 선호하고 있으며, 베트남과 캄보디아 등지에서도 경제성장으로 소비력이 늘면서 기호식품인 담배를 많이 찾고 있다.

농수산품 수출국이 다변화됐지만 여전히 일본이 가장 많이 수입하는 나라다. 지난해 일본으로 전체 수출 금액의 30% 가량인 23억8901만 어치가 팔려나갔다. 참치를 가장 많이 수출했고, 소주와 제3맥주, 파프리카, 김치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중국으로의 수출 물량은 다소 감소했다. 재가공품인 설탕이 가장 많이 수출됐다.

이밖에 온두라스, 말라위, 이디오피아, 라트비아, 니카라과 등으로도 우리 농수산품이 2만톤이 넘게 수출된 것으로 집게됐다.

hu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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