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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X파일]들쑥날쑥 성능 테스트, 삼성 주가 추락에 나비효과?
뉴스종합| 2013-06-19 09:10
[헤럴드경제= 정태일 기자]‘브라질에 있는 나비의 날갯짓이 미국 텍사스에 토네이도를 발생시킬 수도 있다.’

미국의 기상학자 에드워드 로렌츠가 만든 과학이론 나비효과다. 초기 미세한 차이가 나중에 완전히 다른 결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의미로 널리 인용되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가 최근 1년새 10% 빠지고 시가총액이 23조원 증발한 결정적 이유로 갤럭시 S4 판매량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미 투자은행 JP모건의 보고서가 꼽힌다. 하지만 일관된 기준 없이 너도나도 올리는 스마트폰 성능 실험이 잔잔한 나비 날개짓 역할을 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현령비현령식 실험에서 파생된 ‘갤럭시 S4= 잘 깨지는 스마트폰’이란 인식이 삼성전자 주가 추락에 전조가 됐다는 것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갤럭시 S4가 잘 깨진다는 뜻의 ‘설탕폰’ 오명을 쓰게 된 데에는 글로벌 출시 직후 미국의 휴대전화 보험회사에서 실시한 성능 실험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스퀘이드 트레이드는 지난 4월말 유뷰브에 갤럭시 S3ㆍS4와 아이폰5를 비교하는 동영상을 올렸다. 

<설명>지난 11일(현지시간) 씨넷 영국판에 실린 방수 테스트. 아이폰5는 24초 만에 꺼졌지만 갤럭시 S4는 2분 넘게 화면이 켜진 상태다. 스퀘어 트레이드 실험에서는 두 스마트폰 방수 기능이 유사한 것으로 나왔다. 출처= 씨넷

낙하실험에서 4개의 모서리가 얼마나 잘 부시지는지 테스트한 결과 갤럭시 S4, 갤럭시 S3, 아이폰5 순으로 잘 깨진다고 발표했다. 동영상에서 진행된 실험 횟수는 단 한 번이었다. 이어 책상 위에 3가지 제품을 올려놓고 밀었을 때 갤럭시S4, 갤럭시S3, 아이폰5 순으로 멀리 나갔다며 갤럭시S4의 큰 화면과 손에 쥘 때 미끄러운 느낌이 파손 위험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 같은 실험을 통해 ‘Samsung Galaxy Breaks Easier Than Apple’s IPhone in Tests(테스트에서 삼성 갤럭시가 애플 아이폰보다 쉽게 깨진다)’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또 실험 동영상은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급속도로 확산됐다.

문제는 실험과 동시에 갤럭시S4 경품 행사도 진행했다는 것. 스퀘어 트레이드는 페이스북에 ‘좋아요 버튼을 누르고 메일을 보내서 갤럭시S4를 타가라’는 이벤트를 실시해 공정성이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성능 실험 공정성 논란은 정반대 결과가 나오면서 더 불거지고 있다. 최근 씨넷 영국판에서 공개한 갤럭시 S4와 아이폰5 파괴 실험에서 화면을 지면을 향하게 떨어뜨렸을 때 아이폰5는 1회에 전면 디스플레이가 깨졌지만 갤럭시 S4는 수차례 떨어뜨린 끝에 앞유리가 파손됐다.

삼성전자 안팎에서는 이처럼 제각각의 성능 실험 결과에서 비롯된 부정적 소문이 여러 부품 업체에까지 영향을 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JP모건도 삼성전자 부품공급사 조사를 통해 올해 갤럭시S4 판매예상치를 8000만대에서 6000만대로 낮췄다. 한 스마트폰 제조기업 관계자는 “스마트폰 판매에 더 큰 영향을 주는 것은 10번의 우호적인 평가보다 단 한 번의 부정적 이슈다”라고 고백했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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