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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크엔드] 똑같은 외모 빗댄 ‘성형괴물’…의사+하느님 결합한 ‘의느님’…성형시대 신조어들 왠지 씁쓸…
뉴스종합| 2013-07-19 10:27
‘~전(Before)‘과 ‘~후(After)’라는 단어가 나란히 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뭘까? 혹시 성형 전, 성형 후를 떠올리지 않았는지. 그렇다면 당신도 마음속으로 성형을 원하고 있는지 모른다. 성형은 이미 한 사람이나, 하지 않은 사람 모두 언제나 할 수 있는 생활의 선택 가운데 하나다. 다이어트나 시스팩만들기처럼. 그리고 성형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은 일상생활 속의 단어에서 물씬 배어난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똑같은 얼굴의 여성들이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는 의미에서 비롯된 신조어 ‘성괴(성형괴물)’는 네티즌들에게 이미 익숙하다. 한 웹툰 작가의 만화에서부터 시작된 신조어는 ‘성괴학교’ ‘성괴졸업식’ 등 다양한 단어와 합성어로 변형됐다. 웹툰에 등장하는 인물의 이름을 딴 ‘강나미’는 성형에 중독된 여자의 대명사로 꼽힌다.

성형수술 때문에 똑같은 얼굴이 늘어난다는 것을 풍자한 ‘의란성 쌍둥이(의사가 만든 쌍둥이)’도 널리 알려진 말이다. 서로 다른 외모로 태어났지만 성형수술을 통해 판박이 같은 외모를 가지게 됐다는 ‘후천성 쌍둥이’의 같은 말이다. 이를 응용해 만든 말도 있다. 성형수술로 부풀린 가슴은 ‘의슴’이란다.

이런 풍자도 있다. 외모는 부모님께 물려받았다. 신(神)의 뜻이다. 그런데 요즘은 ‘선생님’께서 만드신다. 솜씨 좋은 성형외과 의사들은 이제 ‘의느님’으로 통한다. 전혀 새로운 외모를 창조한다는 뜻에서 생겨난 ‘의사+하느님’의 결합이다. 심지어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어머니 날 낳으시고 의느님 날 키우시니’라는 농담도 흔하다.

‘반인반신(半人半神)’인 의느님 가운데도 두드러지게 솜씨가 좋은 압구정의 한 의느님은 신의 반열에 올랐다. 유명 여자 연예인들의 수술을 여러 차례 담당한 이 의느님의 별칭은 ‘압구정 신의 손’이다.

20~30대 성형은 오래전 말이다. 요즘엔 남녀노소를 불문한다. 수능을 마친 학생들이 대학 입학 전에 하는 성형은 ‘수능성형’, 취업준비생들이 취업을 위해 하는 성형은 ‘취업성형’ 혹은 ‘면접성형’으로 불린다. 40ㆍ50대 이상 중년 여성들의 동안열풍을 반영한 ‘줌마성형’도 있고, 60ㆍ70대 노인들이 하는 성형인 ‘실버성형’도 드물지 않다.

이제 성형은 부위를 가리지 않는다. 얼굴은 물론 가슴, 엉덩이, 허벅지까지 성형의 대상이다. 흥미로운 점은 허벅지와 관련된 신조어는 음식과 관련이 많다는 점이다. 꿀을 바른 듯 매끄러운 허벅지는 ‘꿀벅지’, 잼을 발라놓은 듯 탐스러운 허벅지는 ‘잼벅지’, 너무 마르지 않고 적당히 살이 붙어있는 허벅지는 ‘찰벅지’다. 물론 비욘세처럼 탄탄하고 건강미가 있는 허벅지는 ‘말벅지’란 말도 있지만.

이정아 기자ㆍ김하은 인턴기자/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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