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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얼굴에만 의존하는 ‘K코드’ 론 한계…스토리 결합돼야 롱런
엔터테인먼트| 2013-07-24 11:22
배용준 등 1세대 한류스타
후속작 없어 팬층 확보 어려움

동방신기·소시 매니지먼트 SM
핵심축 작가 육성·관리 외면
여행사 인수했지만 성과 미흡

‘꽃남’ 김현중·‘미남…’장근석
드라마 성공 입지구축 든든한 힘
스타·콘텐츠 동행 성공 사례로



배용준이 주연을 맡은 드라마 ‘겨울연가’가 일본 NHK를 통해 방송돼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게 2003년이다. 이로써 배용준은 한류 최고의 스타로 등극했고, 한국 드라마의 본격적인 일본 진출이 시작됐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지금, 배용준은 한류 스타로서 인정받고 있지만 콘텐츠의 뒷받침이 미약하다. 한류 1세대 스타 배용준은 이후 ‘태왕사신기’ 등에 출연했지만 콘텐츠가 확실하게 받쳐주지 못해 더 이상의 팬 확보가 어렵다. 물론 배용준의 일본 아줌마팬들은 충성도가 높은 편이다. 하지만 배용준이 드라마나 영화라는 콘텐츠가 계속 나왔더라면 지금보다 파괴력과 파급력이 훨씬 더 커졌을 것이다.

스타 중심의 한류는 한계를 드러내게 마련이다. 드라마에 한류 스타를 캐스팅하면 국내외 할 것 없이 투자를 받을 수 있는 시절이 있었다. 이는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 하지만 콘텐츠를 통해 새로운 한류 스타가 발굴돼야 하고, 기존 한류 스타는 콘텐츠로 새로운 캐릭터와 이미지가 생산돼야 한류 스타로서 수명을 늘릴 수 있다. 

한류는 스타 중심으로만 가면 위험하다. 콘텐츠가 함께해야 생명력이 길어진다. 사진은 장근석이 일본 언론과 인터뷰하는 모습.

최근 세 번째 미니 앨범 ‘라운드 3’를 발표하고 타이틀곡 ‘유어스토리’를 내놓자마자 각종 온라인 음원 사이트의 1위에 올린 김현중은 “한류 스타로서의 강점이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꽃보다 남자’ 팬들이 지금도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연기자에게, 특히 한류 스타에게 콘텐츠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주는 대목이다.

장근석은 스타성으로도 한류 파워가 대단하지만 일본에서 ‘근짱 파워’가 나온 건 2010년 ‘미남이시네요’가 터지면서부터다. 지금은 일본에서 한국 드라마 편성이 크게 줄어들었지만 ‘미남이시네요’를 계기로 잠시 주춤했던 한국 드라마가 재점화됐다.

동방신기, 소녀시대, 보아 등의 한류 스타를 보유하고 있는 SM엔터테인먼트는 이런 콘텐츠의 중요성을 깨닫고 여행업체를 인수해 SM C&C라는 콘텐츠업에 뛰어들었으나 노하우가 부족해 이렇다 할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장동건, 강호동, 이수근과 SM에 소속된 가수 등 스타들은 대거 확보했지만 콘텐츠로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 콘텐츠가 중요하다면 드라마에서 가장 중요한 파트는 작가라 할 수 있다. 드라마 콘텐츠의 핵심은 작가인데도 작가의 육성과 관리는 잘 안 되고 있다. ‘대장금’ ‘동이’ ‘마의’ 등을 연출한 이병훈 PD는 PD지만 상당 부분 작가의 역할도 하고 있다.

이제 배용준, 송승헌, 이병헌, 원빈 등 ‘한류 4대 천왕’에 이어 김수현, 이종석, 주원, 송중기, 유아인 등 ‘꽃돌이 5인방’도 한류 스타로 자리를 잡을 전망이다. 하지만 스타 중심으로만 끌고 가지 않고 스타와 콘텐츠가 함께 가야 파급력이 강하고 생명력이 길어질 수 있다는 교훈을 얻고 있다.

K-팝(Pop) 한류의 경우 국내 기반이 약해도 특정 국가에서 얼마든지 한류 스타가 될 수 있지만 여건이 별로 좋지 않다. 히토쓰바대 박사 과정에 있는 구명회 씨는 “한류의 가장 큰 소비처인 일본에서 K-팝 가수들의 주된 수입은 CD 등을 통한 음반 판매 매출과 콘서트ㆍ팬미팅 등의 이벤트를 통한 공연 수입인데, 비슷한 콘셉트의 아이돌이 계속해서 진출함에 따라 이미지가 서로 충돌하는 모습으로 비치기도 한다”고 분석했다. 이럴 때 K-팝 가수가 출연한 드라마가 히트한다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한류는 드라마든, K-팝 한류든 급속한 팽창 뒤에 오는 자기복제와 정치적 요인 등으로 거품적인 요소가 제법 끼어 있는 게 사실이다. 이럴 때일수록 콘텐츠의 중요성을 자각하고 드라마작가를 양성하는 등 문화적인 작업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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