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1번지
천막 친 민주 여의도 복귀 설득…김기춘 실장 · 박준우 정무 첫 미션
뉴스종합| 2013-08-06 11:01
민주 靑인선에 거센 반발 성사 불투명
與내부선 朴수석 정무능력 부족에 우려



김기춘 비서실장, 박준우 정무수석 체제의 첫 숙제는 단연 민주당 설득이다. 서울광장에 천막을 친 민주당을 여의도로 돌려보내, 하반기 박근혜 대통령의 정책에 협조토록 만드는 게 지상과제다. 하지만 이번 청와대 인선 자체에 대한 민주당의 반발이 거세, 당장 성사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정치권에서는 김 비서실장과 박 정무수석의 능력 검증 첫 시험대가 ‘3자 회동’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가 제안하고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즉각 수용하면서 장외투쟁 정국의 탈출구로 떠오른 3자 회동이 성사되고 성과를 보여야만 박 대통령의 이번 인사도 긍정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5일 첫 외부일정으로 서울 시청앞 광장 천막막사의 김한길 민주당 대표를 만난 김 실장은 ‘예방’ 이상의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김관영 민주당 대변인은 심지어 만남 직후 브리핑에서 “‘내가 과격한 사람은 아니지만 만만하게, 호락호락하게 봐서는 안 된다. 오늘까지 답을 달라고 했는데, 겨우 답이 없다는 말만 전달하러 왔는가’라고 김 대표가 언성을 높였다”고 전하기도 했다. 여야가 사실상 합의한 청와대 3자 회동 등 정국 현안에 대해 별다른 답을 내놓지 못했던 탓이다. 6일에도 민주당 관계자는 “우릴 희롱한 것”이라며 김 비서실장과 김 대표 간 만남을 강하게 성토했다. 민주당은 지역감정의 선거활용 원조(元祖) 격인 ‘초원복집’사건과, ‘유신헌법 기초’ 등 김 실장의 과거도 문제 삼고 있다.

외교관 출신인 박준우 정무수석 기용에 대해서도 정치 경험이 없다 보니 대통령의 뜻을 일방적으로 전하는 ‘앵무새’에 그칠 것이란 평가를 내놨다.

청와대는 6일에도 대통령과 여야 대표 간 ‘3자 회동’에 대해 “좀 더 두고 보고 있다”며 여전히 답을 미뤘다. 정치권에서는 앞으로 수일 동안 단순한 만남을 넘어, 여야 그리고 대통령 모두가 만족할 만한 결과를 내기 위한 물밑접촉이 여러 경로로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새누리당도 대야 협상의 창구가 될 박준우 수석에 대한 우려가 크다. 인사 발표 직후 “외교관 시절의 협상력과 정무판단력을 바탕으로 훌륭한 소통창구가 될 것”이라는 공식 논평을 내긴 했지만, 민주당 못지않게 새누리당도 당혹한 반응이 우세했다.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은 “어제 하루 종일 의원들끼리 이게 무슨 일이냐. 특히 정무수석이 어떤 사람이냐면서 서로간에 황당해서 전화하고 그런 웃지 못할 일이 있었다”고 어수선했던 당 분위기를 전했다.

정우택 새누리당 의원도 “정무수석은 여야 정치인 많이 알아서 자유스럽게 말하는 분위기여야 하는데, 의사소통 잘 안 될 거 같다”고 평가했다. 정 의원은 특히 “리더가 모든 일을 다 하려고 하는 건 삼류”라면서 “대통령이 정무까지 다 챙기겠다는 생각이신지, 연구 대상”이라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최정호ㆍ조민선 기자/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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