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채동욱ㆍ국정원 한가운데에....경제민주화ㆍ민생은 주변으로
뉴스종합| 2013-09-16 10:23
16일 3자 회동은 ‘국회 정상화’를 이뤄야하는 박근혜 대통령과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국정 정상화’를 주장하는 김한길 민주당 대표 간 첨예한 설전이 예상된다. 하지만 급작스럽게 불거진 채동욱 검찰총장 사퇴파문으로 회담장 안팍에는 기대감보다는 전운(戰雲)이 감돈다. 경색정국을 타개하기 위해 만든 만남의 자리가, 결국 경색국면을 더욱 장기화시키는 계기만 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경제민주화 등 민생 현안들도 논의되겠지만, 세간의 이목이 채 총장과 국정원 정치개입 의혹에 쏠려있다보니 집중도는 현저히 떨어진 상태다.

김 대표는 16일 오전 서울 정동 소재 한 식당에서 원로시민사회단체 대표를 만나 “박근혜 정권 출범 6개월 지난 지금까지 ‘사상 초유’의 일들이 이어지고 있다. 법무부 장관의 감찰 지시로 검찰 총장이 사퇴를 표명하는 일이 있었다”며 채동욱 사태’를 집중 의제로 올리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채동욱 사태’는 진실규명이 우선이라며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정원 개혁에 대해서는 원론적인 수준에서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야당은 대통령의 사과와 관련자 문책을 요구하고 있다.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전망이다.

박 대통령은 일단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과 관련해서는 ‘포괄적 유감’ 표명으로, 국정원 개혁 문제는 국회 차원에서 논의가 될 일이라는 입장을 밝히며 야당을 달랠 것으로 보인다. 취임 후 204일이 지났지만, 야당의 장외투쟁으로 새정부의 주요정책 입법화가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야당의 장외투쟁을 중단시켜 온전히 국회로 복귀시키는 게 청와대의 회담 목표다.

황 대표 측도 청와대와 입장은 같다. 황 대표 측 관계자는 이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국정원 개혁은 당연히 한다. 민주당 요구대로 국회 특위 구성은 추가 논의가 필요하겠지만, 국회에서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개진할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그러나 채 총장 사퇴에 대해선 이번 사건이 ‘검찰권 독립’과는 무관하며 총장 개인의 사생활 문제라는 입장을 표명할 계획이다.

또다른 황 대표 측 관계자는 “정기국회가 경제 회복을 위한 동력 마련에 우선 순위를 둬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계획“이라며 ”추석연휴 이후에 국회가 가동될 수 있도록하는데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3자 회동에선 별도의 ‘합의문’ 발표 등은 계획돼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3자 비서실장이 동석해 각자 회담내용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같은 냉랭한 분위기 때문에 이날 ‘3자 회동’을 ‘숙려기간을 끝낸 남녀가 도장 찍는 자리’에 빗대기도 한다. 김 대표가 노숙투쟁을 한 지 꼭 20일째가 되는 날 박 대통령과 만나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다’는 의사 표명을 할 것이란 전망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텐트를 좀 보강해야겠다. 의총 때 오리털 파카 구매 의제도 논의 될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홍석희ㆍ조민선ㆍ이정아 기자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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