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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1 새 대하드라마 '정도전', 고품격 정치사극이 온다
엔터테인먼트| 2013-09-24 17:41
정통사극의 자존심을 지켜온 KBS가 지난 6월 종영된 '대왕의 꿈' 후속으로 오는 2014년 1월, 새 대하드라마를 내놓는다.

단순한 킹메이커가 아닌 '조선'이라는 나라, 신(新) 문명을 기획한 남자 정도전을 중심으로 고려에서 조선으로 교체되는 격동의 시기에 조선을 건국하려는 사람들과 고려를 지키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치밀하게 담을 대하드라마' 정도전(가제)'(극본 정현민, 연출 강병택)이 주요 배역들의 캐스팅을 마무리 짓고 본격 촬영에 돌입했다.

정통사극의 명맥을 이으며 자존심을 지켜온 KBS가 야심차게 준비한 '정도전'은 이름만으로도 신뢰감을 안겨주는 카리스마 배우들이 대거 출연을 결정지어 기대감을 부추긴다.


우선 조재현. 칼이 아닌 붓으로 세상을 바꾼 남자, 조선의 기획자 정도전으로 분하게 된 그는 "한권의 시놉시스, 하룻밤동안 쉼 없이 단번에 읽어버린 후 결정했다"고 밝혔다.

정도전은 백성을 중시하는 나라, 칼(무력)이 아닌 붓(정치)으로 이룬 왕조 교체로 성리학적 이상세계를 꿈꿨으나 정적의 칼에 단죄되었다가 조선왕조 끝자락에야 겨우 신원된 비운의 인물이다.

이로써 조재현은 1989년 KBS 공채탤런트 13기로 데뷔 후 친정인 KBS로 2001년 '대추나무 사랑걸렸네' 이후 12년 만에 대하드라마의 주인공으로 복귀하게 된 것. 지난 1995년 KBS 대하드라마 '찬란한 여명'에서 고종 역 이후 정통사극으로는 20여년만의 도전이기도 하다.

조재현은 "데뷔 연차에 비해 드라마를 많이 하지 않았던건 솔직히 그만큼 끌리는 작품이 없어서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 드라마의 두꺼운 시놉시스를 받은 뒤 '오늘 밤 3분의 1만 읽어봐야지'하며 첫 장을 펼친 순간 단번에 쉼 없이 다 읽어버렸다"면서 "주로 승리한 왕의 이야기만 다뤄왔던 기존의 대하사극과 달리 한 나라를 기획한, 모두가 알고 있지만 모두가 잘 알지는 못했던, 이처럼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 인물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너무 신선했고 기획의도에도 공감이 갔다"고 출연 배경을 전했다.

또 조재현은 유일무이한 정통 대하드라마의 시청률에 대한 부담감에 대해서도 "최근 퓨전사극에 적응된 시청자들이기에 부담되는게 사실이다. 하지만 역사를 향해 메이저리거급의 속도는 아니지만 우직한 '돌직구'를 던진 정도전처럼, 이 작품 또한 진정성을 가지고 돌직구를 던지고자 한다. 분명히 이런 드라마를 원하는 시청자들이 있을 것"이라고 정통사극에 대한 강한 신념을 내비쳤다.

이어 유동근이다. 넘치는 인간미로 세상을 연 남자, 조선의 태조 이성계 역을 맡게 된 그는 "'사투리 쓰는 이성계'라는 사실감 있는 연출자의 주문에 작품의 매력이 피부로 와닿았다"고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유동근은 '정도전'에서 또 한 번 명품 연기를 펼칠 예정이다. 지난 1996년 '용의 눈물'에서 이성계의 아들 이방원을 연기했던 그가 표현하는 이성계는 어떤 모습일지 기대가 모아진다.

유동근은 "(개인적으로 배우로서) KBS 대하사극을 다시금 도전할 시점이 됐고, 그래서 더 의미가 크다"고 소감을 말했다.

그는 또 "'용의 눈물' 촬영 당시 막내 연출이었던 강병택PD가 이번 작품 메인연출로 이성계 역을 제안했으니 참 묘한 인연같다. 그 작품이 시청자들로부터 아주 큰 사랑을 받아 지금까지 회자되는 대하사극의 뿌리로 자리매김한 만큼, '정도전'도 정통 사극에의 갈증을 느낀 시청자들께 역사를 주입시키고 사건을 나열하는 사극이 아니라, 인간관계에 중점을 두고 이를 내밀하게 그려내는 시대감각을 갖춘 정통사극의 면모를 보여드리게 될 것"이라고 진중하게 각오를 전했다.

아울러 이성계라는 인물에 대해서도 "민초들이 세운 나라로서의 조선 건국사를 그린 이 작품을 통해 이성계의 인간적인 아버지, 덕장의 면모를 보여주고자 한다. 연출자가 사투리를 쓰는 이성계를 얘기함으로써 캐릭터와 작품의 매력이 피부로 와닿았다. 이런 면면을 담아내는 드라마라면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높였다.

이밖에도 생활력 강하고 당찬 정도전의 아내 최 씨 역에 이아현, 왕조차 범접할 수 없었던 백전노장 최영 역에 임동진이 캐스팅되어 오랜만에 브라운관으로 복귀하게 되면서 최강의 연기 열전을 벌이게 된다. 여기에 '해신' '거상 김만덕' 등을 연출하며 KBS 정통사극의 열풍을 만들어냈던 강병택 감독과 '사랑아 사랑아' '자유인 이회영' '프레지던트' 등을 집필, 몰입도 높은 스토리가 강점인 정현민 작가가 힘을 합쳐 3년간 숙성기간을 거치며 완성도를 높인다.

김하진 이슈팀기자 /hajin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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