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경영인
“절제 · 규율 배우고, 의지 키울 기회 제공…군대는 국가 인재양성소”
뉴스종합| 2013-09-26 11:57
조현정 비트컴퓨터 회장의 애국심과 투철한 국가관은 유명하다.

그는 아들 3형제를 뒀는데 큰아들 재석(26) 씨는 미국 카네기멜론대를 나와 현재 블룸버그통신의 소프트웨어(SW) 개발자로 근무 중이다. 미국 영주권자이지만 국내에 들어와 2007~2009년 현역으로 군대를 마쳤다.

둘째아들 재영(24) 씨 역시 미 영주권자인데 2008년 고도근시로 보충역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2009년 수정체와 동공 사이에 렌즈를 끼워넣는 시력교정수술을 받은 뒤 재신검을 거쳐 2010∼2012년 현역으로 복무하고 학교(조지워싱턴대)로 돌아갔다.

모두 부친의 권유에 따른 것이다. 조 회장은 심지어 둘째아들을 받아준 데 대한 감사 표시로 군부대에 1000만원의 성금까지 전달했을 정도다.

영주권자의 경우 신검을 연기하다 35세에 이르면 병역이 자동 면제된다. 셋째아들 재윤은 아직 중학생이다.

조 회장도 현역 입대를 원했으나 고막파열 사실이 논산훈련소에서 드러나 퇴소처분을 받고 보충역으로 병역을 마쳤다. 보충역 근무 때도 좀 더 편한 동사무소가 아닌 군부대 외곽 경계병을 자원했다.

그의 이런 군역관(觀)은 CEO적인 긍정의 정신에서 비롯됐다. 그는 우리나라의 빠른 경제개발은 징병제에 따른 의무복무와 관련이 적지 않다고 보고 있다. 규율과 인내력이 강한, 잘 훈련된 인력을 배출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조 회장은 “군 입대자가 ‘끌려왔다’ ‘국가에 봉사하러 왔다’ 등 어떤 마음을 갖더라도 복무기간은 달라지지 않는다. 그러나 마음가짐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진다”며 “젊은이들이 군대를 새로운 교육기회로 받아들일 만하다”고 말했다. 특히 군생활은 절제와 규율을 배우고 강인한 의지를 키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것이다. 극한상황을 겪으면서 세상을 보는 눈이 커지고 유연성이 길러진다는 것도 조 회장이 군복무를 권하는 이유다.

그는 “군복무는 미래의 리더가 되기 위해 봉사하고 자기개발을 하는 기회”라며 “군대는 국가 인재양성소”라고 강조했다.

조 회장의 투철한 국가관은 그 연원이 깊다. 그는 1983년 회사 같지 않은 규모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대학생이라도 돈을 벌면 세금을 내야 한다는 생각에서 청량리세무서를 스스로 찾아갔다. 지금은 사업자등록이 신고제이지만 당시만 해도 허가제에 가까웠다. 이때 세무공무원은 3가지 이유에서 사업자등록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컴퓨터 소프트웨어 관련 업종분류가 없으며 ▷대학생이라는 점 ▷호텔방의 창업이 문제가 돼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결국 세금을 내겠다는 의지로 세무공무원을 설득해 사업자등록을 받아냈다.

1990년 시작한 ‘비트스쿨’(옛 비트교육센터)도 국가 IT산업 생태계에 기여하겠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비트스쿨에서 6개월간의 혹독한 교육과정을 통해 SW 전문인력을 배출하고 있으며, 유수 기업들의 입도선매 대상이 되고 있다. 이 밖에 2000년 조 회장이 사재를 출연해 만든 공익재단 조현정재단은 벤처기업인이 만든 1호 장학재단으로, 기업 해서 번 돈을 사회와 나눠왔다.

조문술 기자/freihei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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