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 간과해선 안 될 일
뉴스종합| 2013-10-01 11:09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아들’ 의혹파문이 일파만파다. 채 씨가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난 30일 문제의 임모 여인네 입주가사도우미였다는 이모 씨의 폭로성 인터뷰가 터져 나온 것이다. 이 씨는 TV조선을 통해 채 씨가 혼외아들 파문의 당사자가 맞는다고 했다. 일방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믿기에는 위험부담이 적지 않지만 정황상 이 씨의 주장은 매우 설득력이 있다는 게 일반의 판단이다.

이에 대해 채 씨 측은 “엉뚱한 사람과 착각했는지 모르지만 전혀 사실무근이다. 유전자 검사 후 진행될 강력한 법적 조치들을 특정 언론사는 꼭 기억하라”며 펄쩍 뛰었다. 보도 내용은 한마디로 충격이다. 채 씨가 임 씨 집을 드나들며 문제의 아동에게 무등도 태워주고 영어도 가르치고 돌잔치도 직접 챙겼다고 한다. 더구나 채 씨가 임 씨 집에서 자주 들러 밤을 보냈고, 셋(채ㆍ임 씨와 ○○ 군)이 잠옷 차림으로 침대에서 찍은 사진도 봤다는 것이다. 이 씨는 채 씨가 자신에게 보낸 감사의 연하장을 공개하며, 자신의 돈 수천만원을 빌려간 임 씨가 채 씨가 검찰총장이 된 직후 건장한 청년들을 대동하고 와 채 씨와의 관계나 돈 문제를 발설 말라며 협박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채 씨 측은 한마디로 그 집에 간 적 없으니 연하장을 준 적도 없다는 것이다. 문제의 연하장 필체와 채 씨의 실제 필체가 동일하다는 여론에 대해 “재판에서 필적감정은 늘 논란이 된다”며 “사설감정(私設鑑定)만으로 동일인 필적을 주장하는 것은 믿기 어려운 일”이라는 주장을 내놓았다. 듣기에 따라 모종의 선제 방어를 하려는 엉뚱한 측면이 엿보인다.

주목할 것은 채 씨 변호인이 채 씨가 대전고검장으로 있던 2010년 집무실로 찾아가 부인 행세를 하며 “피한다고 될 일 아니다”라고 했던 여인이 임 씨였던 사실을 나중에야 알게 됐다고 슬그머니 실토했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임 여인이 왜 고검장 부속실까지 쳐들어가 소란을 떨었는지 이유도 정확하게 밝혔어야 마땅하지 않나.

이 와중에 채 씨는 이번 일을 첫 보도한 조선일보를 상대로 한 정정보도 청구소송을 취하했다. 그로 인한 고통과 피해로부터 가정을 지키기 위한 선택이라는 것이다. 취임식에서는 부끄럽지 않은 남편과 아빠로 살아왔다고 강조했다. 채 씨의 언행 낱낱에 왈가왈부할 일은 아니나 분명한 것은 이번 일이 개인 가정사만의 문제가 결코 아니라는 사실이다. 만사 제쳐놓고 진실을 가리는 것만이 본인이 그토록 애지중지한다는 가족을 위한 길임을 간과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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