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리스크 관리…
정부 대출 확대 방침 불구
4년새 4%P 이상 떨어져
산은 14.6%P 최고 감소
은행권의 ‘중소기업 대출 비중’이 약 4년간 4%포인트 이상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중기 대출 확대 방침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이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을 축소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5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송광호 새누리당 의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6월 말 기준) 국내 18개 은행의 중기 대출 비율은 42.1%로, 지난 2009년 46.3%보다 4.2%포인트 축소됐다.
중기 대출 비율은 2010년 44.5%, 2011년 42.6%, 지난해 41.7% 등으로 3년 연속 줄어들다 올 상반기 0.4%포인트 올랐다.
지난 4여년간 중기 대출 비중이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산업은행으로, 2009년 37.9%에서 올해 6월 말 23.3%로 14.6%포인트 감소했다.
이어 외환은행이 같은 기간 44.1%에서 30.2%로 13.9%포인트, 우리은행과 부산은행이 각각 6.9%포인트,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이 각각 6.7%포인트 등으로 중기 대출 비중을 크게 줄였다.
송광호 의원은 “중소기업은 원자재 가격 상승, 매출 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은행은 오히려 대출을 줄였다”면서 “신규 대출 기피, 추가 담보 요구 등으로 은행이 중소기업을 외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관행은 은행권 전체 대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국민ㆍ우리ㆍ신한ㆍ하나 등 4대 은행이 주도하고 있다. 6월 말 현재 4대 은행의 중기 대출 비율은 평균 36.0%로, 2009년보다 4.6%포인트 줄었다. 이는 은행권 전체 평균(42.1%)에도 미치지 못했다.
은행별로 보면 하나은행이 29.9%로 가장 낮았고, 국민은행 36.5%, 신한은행 36.7%, 우리은행 39.0% 등으로 집계됐다.
4대 은행은 특히 올해 초부터 중기 대출 확대 방침을 공언하고 있지만, 중기 대출 비율은 지난해보다 0.5%포인트 내외로 소폭 오르는 데 그쳤다. 중기 대출 확대가 헛구호에 그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아울러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도 전체 대출에서 중기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23.3%, 26.1% 등으로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6월 말 현재 중기 대출 비율이 가장 낮은 곳은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으로 20.4%이다.
송 의원은 “은행들은 연말이 다가올수록 리스크 관리와 건전성에만 관심을 두고 있다”면서 “지나치게 수익성만 추구하지 않도록 금융당국의 지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진성 기자/ipe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