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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김치 · 치커리김치…담그는 방법 · 재료따라 종류도 수백가지
뉴스종합| 2013-11-08 11:33

여름철 입맛 돋우는 쌉쌀한 갓김치
국물 시원하고 깔끔한 겨울 동치미
돼지고기와 ‘찰떡 궁합’ 해물보김치 등
역사 오래된 만큼 종류도 각양각색

발효된 장, 각종 과일 활용한 사찰김치
외국인·어린아이 입맛도 사로잡아



김치는 배추, 무, 오이 등의 주재료를 절인 후, 고춧가루, 마늘, 파, 젓갈 등이 혼합된 양념을 첨가해 일정기간 발효시켜 만드는 우리나라 전통 ‘채소 발효식품’을 총칭하는 말이다. 김치의 어원에 대해서는 한자어 침채라는 주장과 우리말 딤채에서 비롯됐다는 설 등이 분분하다.

김치의 역사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김치의 주재료인 고추가 임진왜란 때 일본에서 들어온 만큼 오늘날 우리가 먹는 김치는 역사가 200년 정도 됐다는 설이 있다. 하지만 임진왜란 이전의 우리나라 고문헌에서 고추로 술을 만들어 마셨다는 내용이 발견돼, 고추가 한국에서 일본으로 전해졌고 김치의 역사는 2000년이 넘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김치의 역사가 오래된 만큼, 김치 종류도 각양각색이다. 특산물이나 기후에 따라 각 지방을 대표하는 김치가 서로 다르고, 담그는 방법과 쓰는 재료에 따라서도 맛이나 풍미에서 차이가 있다.

세계김치연구소 박채린 박사는 “어떤 원료들을 사용하는지, 각 원료들의 배합비율과 담그는 방법에 따라 김치의 종류는 수백 가지가 될 수 있다. 식재료들이 다양해지고 식습관이 변해가면서 새로운 김치가 계속 개발되고 있다”고 말했다.

▶계절음식으로도 손색 없는 김치=열무김치는 고춧가루 마늘, 생강 등과 찹쌀풀물을 섞은 양념을 절인 열무에 끼얹어 섞고, 국물을 넉넉히 해 만든다. 젓갈을 쓰지 않아 담백하기 때문에 여름철에 시원하게 즐길 수 있다. 갓김치는 싱싱한 갓을 소금에 절여 고춧가루, 멸치젓국, 파, 마늘, 생강 다진 것으로 양념을 해서 만든다. 푸른색과 보라색 갓이 있는데 보라색이 향이 더 진하고 맵다. 갓 김치 특유의 쌉쌀한 맛과 향기는 여름철 달아난 입맛을 돋우게 하는 데 좋다. 파김치는 멸치젓국에 파를 절여 담근다. 멸치젓갈과 고춧가루를 넉넉히 넣어 담그기 때문에 맛이 진하다. 멸치젓국, 고춧가루, 찹쌀풀을 섞어 놓은 양념에 생강과 마늘을 섞고 파를 버무려 담근다. 늦가을이나 초겨울에 담가 주로 겨울철에 즐기는 김치다.

동치미는 무를 통째로 또는 썰어서 배추, 파, 삭힌 고추, 생강, 배를 넣어 만든 물김치다. 김장철 직전인 겨울에 담가 먹는다. 국물이 시원하고 깔끔해서 동치미 국수나 동치미 냉면 등 면과 함께 즐겨 먹기도 한다. 다른 김치에 비해 숙성기간이 비교적 짧고 낮은 온도에서 서서히 익히기 때문에 맑고 시원한 맛이 특징이다.

▶다양한 재료와도 찰떡궁합, 천의 맛 자랑하는 김치=고들빼기김치는 고들빼기의 쌉싸름한 맛과 향기가 멸치젓의 감칠 맛과 어우러져 이른 봄 입맛을 돋우기 위한 김치로 제격이다. 고들빼기 자체의 강한 섬유질과 젓갈이 항산화 작용을 일으켜 장기 보존이 가능하며 전라도 지역에서 유명하다. 고구마순김치는 고구마줄기김치라고도 하며 여름철에 고구마순의 껍질을 벗긴 다음 홍고추, 쪽파, 멸치액젓, 고춧가루, 마늘, 생강 등을 넣고 담근다. 담백하고 상큼한 맛으로 저장성이 강해 추석 무렵까지 즐겨 먹는 별미다. 해물보김치는 일명 보쌈김치로 널리 알려져 있다. 절인 배추와 무를 조각내고 낙지, 굴, 배, 밤, 잣 등의 해산물과 과실을 함께 버무려 보자기 모양으로 만든 배춧잎으로 싸서 익힌 김치다. 경기도 개성지방의 향토음식이며 삶은 돼지고기 등과 맛이 잘 어울린다. 치커리김치는 치커리에 고춧가루, 새우젓, 마늘, 참기름, 설탕 등을 넣어 버무려 만든다. 쌉싸름한 치커리 맛에 고소하고 매콤한 양념이 어우러져 산뜻한 맛이 난다.

▶맵기만 하다? 고정관념 버린 이색김치=‘김치’ 하면 매운 맛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최근에는 어린아이는 물론 외국인의 입맛까지 사로잡은 이색김치가 인기를 끌고 있다. 대표적으로 사찰김치가 있다. 사찰김치는 파, 마늘, 젓갈 같은 재료 대신, 발효된 장과 각종 과일을 활용해 김치를 담근다. 때문에 건강에도 좋고 매운 김치를 꺼리는 사람들까지 즐길 수 있다.

사찰김치의 하나인 홍시배추김치는 집간장과 잘 익은 홍시로 맛을 내 깔끔한 감칠맛과 단맛이 특징이다. 설탕이 전혀 들어가지 않고 홍시로 단맛을 내 영양을 배가시켰다. 주재료로 배추, 무, 홍시, 고춧가루, 집간장 등이 쓰인다. 된장갓김치는 재료로 사용된 된장이 발효되면서 젓갈로 작용해 맛깔스런 맛을 낸다. 돌산갓, 집된장, 고춧가루 등이 재료로 사용된다. 죽술물김치는 아삭아삭 씹히는 식감과 달큰한 맛이 어우러진 별미김치다. 역시 젓갈을 쓰지 않아 국물 맛이 담백하고 봄철에 사찰에서 많이 담가 먹는다. 죽순을 쌀뜨물로 씻으면 죽순의 아린 맛은 없어지고 아삭하면서도 부드러운 질감이 살아난다.

좁쌀알타리김치는 무와 함께 좁쌀을 삭혀 만든 김치다. 단맛은 배나 호박 등 과일로 내기 때문에 비타민이 풍부하고, 좁쌀이 가진 곡물의 영양소까지 더해져 식재료가 풍부하지 않은 사찰에서 겨울철 건강식으로 주로 먹는다.

사찰음식 전문가로 알려진 선재스님은 “사찰에서는 산이나 들에서 구할 수 있는 각종 계절채소나 과일이 모두 김치의 재료로 활용된다”면서 “찌개 재료로 주로 사용되는 호박김치는 주재료인 호박에 카로틴 등의 비타민이 많고, 좁쌀알타리김치는 곡물이 포함돼 겨울철 에너지원으로 제격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김치를 안 먹는 아이들이나 냄새 때문에 꺼리는 외국인들까지 사찰김치는 별 거부감 없이 즐긴다. 영양도 풍부해서 건강식으로도 손색이 없다”고 덧붙였다.

황유진 기자/hyjgogo@heraldcorp.com

[사진제공=한성김치/ 자료제공=세계김치연구소, 농수산식품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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