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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5mm 드릴로 중국시장 관통…100억∼200억원대 수주 줄이어
뉴스종합| 2013-11-19 09:26
구미기업 ㈜인스턴, 사양산업 드릴분야 첨단기술 일궈



무명의 지방 중소기업이 극소구경 드릴비트(drill bitㆍ드릴 끝날) 연마기술로 중국시장을 꿰뚫었다.

경북 구미 국가산업단지 소재 ㈜인스턴(대표 국연호)는 0.15mm 이하 머리카락 굵기의 드릴비트를 제조하는 업체. 설립 3년에 불과한 종업원 10여명의 소기업이다.

19일 한국산업단지공단 대경권본부에 따르면, 인스턴은 지난 5일 PCB업계 세계 5위인 중국 내 타이완 기업 T사로부터 1000만달러(107억원)의 제품주문을 받았다. 이는 작년 매출액 27억원의 4배에 달한다.

T사는 인스턴의 제품에 대해 연마품질, 가격 등 모든 조건에 대해 큰 만족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인스턴은 또 중국 내 초대형 IT기업 F사로부터 200억원대 수주를 협의 중이다.

인스턴이 드릴비트 재연마 가공에 관한 세계 최고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0.15mm급 드릴비트는 스마트폰 등 고집적 회로용 PCB 표면에 미세한 구멍을 뚫는 데 쓰인다. 특히 스마트폰이 점점 진화하면서 이에 쓰이는 PCB 또한 고정밀, 고집적 기술이 요구되고 있다. 

보통 이처럼 미세한 드릴비트는 2000여회 구멍을 뚫게 되면 끝날이 마모된다. 이는 곧 스마트폰 등의 불량률로 이어진다. 이 때 드릴 끝을 깎아 다시 날을 세우게 되는데, 이를 ‘드릴비트 재연마’라 한다.

인스턴이 독자 개발한 재연마시스템은 다이아몬드-휠을 사용해 단 7초만에 마모된 드릴날을 다시 세우는 고성능 장비다.

이 재연마장비 가격은 대당 1억5000만원 정도다. 인스턴은 창업 이후 지금까지 내수시장 100여대 외에 약 120여대 수출 수주를 협의 중이다.

국연호 인스턴 대표는 “지금까지 수출고객은 주로 타이완 내 IT기업들이었는데 이번에 중국 본토까지 개척하게 됐다. 중국 내 신규 오더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인스턴은 내년 중반까지 기존 0.15mm의 절반 크기인 0.075mm급 드릴비트 재연마 기술도 확보할 계획이다. 이 기술이 확보되면 스마트폰 PCB용 초정밀 드릴비트 재연마 시장에서 더욱 독보적인 입지가 기대된다.

한편 지난 14일 ‘제8회 산업단지 클러스터의 날’ 행사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을 수상한 인스턴은 구미지역 나노 정밀기술 업체인 타임텍(대표 유재관)과 기술ㆍ마케팅 제휴로 수출시장 개척에 성공했다. 양사는 산업단지공단의 IT장비 미니클러스터 사업을 통해 협력하고 있다.

조문술 기자/freiheit@heraldcorp.com

<사진설명>구미 소재 ㈜인스턴이 개발한 0.15mm 드릴비트와 대당 1억5000만원짜리 드릴비트 재연마장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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