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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 통상임금’ 일원화…내년 임금교섭前 입법화 추진
뉴스종합| 2013-12-19 11:20
기업, 복잡한 수당체계 폐지·통폐합
정기적인 수당 기본급에 포함 전망
통상임금 논란 원천차단 가능성




대법원 전원합의체 ‘통상임금’ 판결 후 정부의 임금 체계 개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는 18일 대법원 판결 직후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고용노동부, 중소기업청 등 관계부처 장관회의를 열어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정부는 “노사 임금 결정 관행과 통상임금 법령, 경제사회적 파급 영향 등에 대한 대법원의 신중한 검토와 고심이 담겨 있는 판결”이라고 평가한 뒤 “임금 체계를 미래 지향적이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개편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대법원의 판결로 기업 현장에서 임금 체계를 둘러싼 갈등이 커지지 않게 하려면 정부가 복잡다단한 임금 체계를 정리해주는 것이 필수적이다.

일단 대법원이 18일 ‘정기ㆍ일률ㆍ고정성’을 갖는 정기 상여금은 통상임금에 해당된다고 판결함에 따라 정부의 임금 체계 개편도 이를 기준으로 만들어질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이미 임금제도개선위원회(임개위)를 발족해 반년 가까운 논의 과정을 거쳐 임금 체계 개편의 큰 가이드라인을 설정해놓았다.

임개위 임금 개편안의 큰 틀은 정기 상여금은 물론 이번에 대법원에서 통상임금에 포함시키지 않은 근로복지비 등도 정기ㆍ일률ㆍ고정성을 갖추고 있다면 통상임금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통상임금 범위를 ‘1임금 산정기’(1개월)로 한정 지었던 노동법 예규를 몇 달에 한 번씩 지급하더라도 정기적ㆍ일률적ㆍ고정적으로 지급했다면 통상임금으로 봐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부는 대법원 판결과 함께 임개위 권고안을 바탕으로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입법을 추진할 예정이다.

임무송 고용노동부 근로개선정책관은 “대법원 판결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정부 입장을 최종적으로 정리하고, 이를 바탕으로 근로기준법에 통상임금과 관련된 내용을 포함해 입법을 해나갈 것”이라며 “내년 봄 노사의 임금 교섭이 본격화되기 전에 통상임금을 포함한 임금 제도와 체계 개편에 대한 규범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또 평균 임금과 통상임금 등으로 이분화돼 있는 임금 기준을 일원화시키는 방향으로 임금 체계를 개편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평균 임금은 퇴직, 업무상 재해 등으로 근로관계가 단절됐을 때 퇴직금ㆍ장해보상ㆍ장례비 등을 산정하는 도구의 개념으로 3개월간 근로자에게 지급된 임금의 총액을 그 기간의 총 일수로 나눈 금액이다. 이에 반해 통상임금은 해고예고수당ㆍ연장근로수당ㆍ야간근로수당ㆍ휴일근로수당 등을 산정하는 기초다.

정부가 임금 개편을 담은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만들면 노사정위원회 산하 임금ㆍ근로시간특별위원회에서 종합적인 개선 방안을 논의한다. 문제는 이 위원회에서 노사가 대타협을 이룰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노동계는 그동안 임금ㆍ근로시간특위에 불참해왔는데 이번 판결로 복귀 가능성은 커졌다. 특위의 의제에는 근로시간 단축 등 다른 현안도 많아 임금 체계와 맞물려 합의가 이뤄야 하는 상황이다. 사측과 근로자가 제 몫 챙기기에 급급하다 보면 임금 체계 개편이 장기화되면서 노사 갈등이 커질 수 있는 것이다.

한편 큰 틀에서 정부가 임금 제도 및 체계를 개편하는 것과 맞물려 개별 기업에서도 복잡한 수당 체계를 없애는 방향으로 임금 체계가 변화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기본급은 낮고, 각종 수당이 높은 현행 기업들의 임금 체계 역시 각종 수당을 없애거나 통폐합해 기본급에 포함시키는 방향으로 통상임금 논란을 원천 봉쇄시킬 가능성이 커졌다. 

허연회 기자/okidok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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