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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랩] 국내 癌환자 10년새 96% 증가
헤럴드경제| 2014-01-10 11:14
40대 중반을 넘어서면 늘어가는 주름에 실망한다. 눈도 침침해져 돋보기를 써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 그제서 건강관리에 나서면 때는 늦는다. ‘건강 노후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 팽팽한 얼굴과 주름 없는 손, 멀리 떨어진 간판의 글까지 선명히 읽을 수 있는 눈을 갖고 있을 때 건강을 준비해야 한다. 세월의 흐름을 막을 순 없더라도 늦출 순 있다.

한국인들의 노후 준비는 미흡하다. 특히 건강 노후 준비 상황은 심각한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발간하는 ‘헬스 데이터(Health Data) 2012’를 보면 대한민국 국민의 건강 노후 준비가 얼마나 부족한지 여실히 드러난다.

2011년 기준 우리나라 흡연 인구 비율은 23.2%로, OECD 평균보다 높다. 지난 2000년에 비해 일본, 미국 등의 흡연율은 20% 이상 감소했지만 우리나라 흡연율은 11% 줄어드는 데 그쳤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에는 26.3%였다.

흡연율이 높다는 것은 폐암을 비롯해 각종 질병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인들은 자신의 건강상태에 대해서도 스스로 건강이 좋지 않다고 평가하고 있었다. 전체 응답자의 36.8%만 자신의 건강상태를 좋다고 평가했다. 이는 미국인의 89.5%, 일본인의 64.7%, 영국인의 77.5%, 스위스인의 81.3%가 자신의 건강 상태가 좋다고 평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2012년 기준 한국인의 평균 수명은 81.1세로, 다른 OECD 국가들과 비슷하거나 높았다. 평균 수명은 긴 편이지만 자기 스스로 건강상태가 좋지 않다고 평가하는 것을 보면 건강 노후 준비가 전반적으로 미흡하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세월의 흐름을 막을 순 없더라도 늦출 순 있다. 건강 노후 준비가 꼭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진은 공원에서 게이트볼을 즐기고 있는 노인.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한국인의 연간 의사 진찰횟수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13.2회였다. 호주 6.7회, 캐나다 7.4회, 핀란드 4.2회보다 훨씬 높았다. 자주 의사를 만나 진찰을 받고 있지만, 건강에 대한 염려는 사라지지 않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다 전체 가계비에서 의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 기준으로 한국인이 35.2%로 전 세계에서 가장 높았다. 그리스가 30.5%로 뒤를 이었지만 나머지 대부분의 OECD 국가는 한국과 견줄 수 없을 만치 의료비 지출비중이 낮았다.

한국인들의 정신건강 역시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인구 10만명당 자살자 비율은 2012년 기준 33.3명으로 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지난 2002년 10만명당 자살자 수가 22.7명이었으므로 10년 새 50% 나 증가한 것이다.

한국인의 정신건강 상태가 해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죽음을 부르는 질병, 암(癌) 환자 역시 해마나 늘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에 따르면 2011년 신규 암 환자 수는 남자 11만151명, 여자 10만7866명 등 모두 21만8017명으로 전년 대비 6.0% 늘었다. 하지만 10년 전인 2001년과 비교할 때는 무려 96%나 늘어난 것이다. 10년 새 남성은 1.8배, 여성은 2.2배로 증가했다.

남녀 통틀어 2011년에 가장 많이 발생한 암은 갑상선암이다. 다음으로 위암, 대장암, 폐암 순이었다. 남자는 위암, 대장암, 폐암 순으로, 여자는 갑상선암, 유방암, 대장암 순으로 많이 발생했다.


허연회 기자/okidok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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