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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전5기 제4이동통신 햇살 보나
뉴스종합| 2014-02-06 06:41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 4전5기에 나선 한국모바일인터넷(KMI)에 미묘한 햇살이 감돌고 있다. 사업 탈락의 단골 멘트였던 “자금조달 불투명” 딱지가 이번에는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와이브로와 유사한 LTE-TDD(시분할LTE) 장비가격이 뚝 떨어지며 초기 비용도 예전보다 줄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6일 “KMI가 밝힌 1조5000억 원 수준의 망 구축 투자비는 현실적으로 가능한 규모”라고 평가했다. 최근 2~3년간 통신 3사가 LTE 구축에 쓴 비용이 회사당 2조원 내외인 점, 최근 관련 장비 가격이 30%가량 떨어진 점, 또 기간 백본망을 임차 활용할 경우 과거와 같은 구축 비용 논란은 더 이상 없을 것이라는 의미다.

KMI는 지난 2010년부터 와이브로 방식으로 제4 이동통신 사업권 획득을 노렸지만, 초기 투자 비용이 수십 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정부와 국회, 또 관련 업체들의 지적에 결국 물러선 바 있다.

그동안 대주주가 불투명한 KMI의 자금력에 의구심을 나타냈던 정부의 시각에도 미묘한 변화가 느껴진다. “자금조달 계획의 실현 가능성이 부족하다”던 지난해 초 4번째 심사결과 발표와 달리 이번에는 “서비스 개시 후 자체적으로 생존 가능할 지가 관건”이라며 시각을 넓혔다. 300억 원을 투자 약속한 중국의 통신사업자 차이나콤 포함 8500억 원 선까지 자본금을 늘린 것에 대한 평가다.

LTE-TDD 방식이 그동안 정부가 육성했던 와이브로와 비슷한 점이 많은 것도 제4이통 선정 가능성이 높은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와이브로는 우리의 지분이 많은 4세대 통신 방식이지만,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대중화에는 성공하지 못한 방식이다. 하지만 LTE-TDD는 많은 부분에서 와이브로와 기술적 중첩이 있는 만큼, 사업성을 확보하면서도 정부의 기술 육성 명분도 살릴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KMI가 넘어야 할 산도 아직 높다는게 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조기 사업 안정화를 위해 사업 개시 초기 일정 수준의 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는 영업망 구축, 또 국내 소비자들의 까다로운 통신 품질 만족도에 맞출 수 있는 서비스 가능 여부 등에 아직까지 확신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단순히 낮은 가격만으로 승부해서는 기존 MVNO(회선임대사업자)의 알뜰폰과 경쟁에서도 승산이 없다는 말이다.

공종렬 KMI 대표는 “통신이 공익사업의 대표적인 분야라는 사실이 잊혀지고 있다”며 “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저렴한 요금으로 편익을 국민에게 돌려주겠다”라고 통신요금 인하가 필요한 정부에게 제4 이동통신이 대안이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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