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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와의 전쟁…미세먼지 관련 상품 특수
뉴스종합| 2014-02-26 16:24
[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 주부 이민선(35)씨는 지난 주말 마트에 들렀다가 공기청정기를 샀다. 계획에 없던 구매로 20만원 정도하는 가격이 부담됐지만, 미세먼지가 앞으로도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생각에 올 봄 시즌을 건너뛰지 말아야겠다고 결정한 것.

이씨는 “5살짜리 아이가 먼지 때문에 밖에 못 나가고 집에서 노는 날이 많은데 실내 공기도 안전지대가 아닌 것 같다”며 “주변에 보면 아이 키우는 엄마들이 공기청정기와 에어워셔 구매를 놓고 고민을 많이 하는 분위기다”라고 전했다.

달갑지 않은 손님 미세먼지가 연일 하늘을 뒤덮으면서 먼지와의 전쟁을 대비하는 상품들이 특수를 누리고 있다. 초창기 일회용 마스크나 세정제 같은 간단한 상품들이 황사 관련 용품으로 주목받았다면 최근 미세먼지의 공습이 잦아지면서부터는 공기청정기 등 고가의 상품 매출도 급증하고 있다. 미세먼지 관련 제품 시장 규모가 날로 커지면서 유통업계의 관련 마케팅도 날로 활발해지고 있다. 


▶공기청정기 매출, 2~3배는 거뜬= 롯데백화점은 오는 주말인 28일부터 3일간 마스크 등 미세먼지 관련 상품을 구매 사은품으로 증정한다. 미세먼지 관련 상품을 사은품으로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5만원 이상 구매 고객이면 일회용마스크ㆍ구강청결제ㆍ손세정제 세트와 모공브러시 두가지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공기청정기 매출도 크게 늘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1월에 전년대비 2배 가량 증가했고, 미세먼지가 더 늘어남에 따라 2월 들어서는 매출이 2.5~3배 정도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세먼지로부터 눈을 보호하고자 하는 수요가 늘면서 예년보다 일찍 선보인 선글라스 시즌매장을 찾는 고객들도 늘어났다. 

전자제품 판매점 롯데하이마트는 올해 1월과 2월 공기청정기 판매가 전년동기 대비 각각 650%, 1000% 씩 늘었다. 지난해 11월부터 올 2월까지는 전월대비 판매량이 평균 80%씩 증가하고 있다.
최근 출시된 공기청정기는 내부에 장착된 헤파필터가 실내 공기중의 초미세먼지를 거의 완전히 걸러준다. 대부분의 제품이 0.3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초미세먼지까지 걸러내는 헤파필터(H13)를 채택하고 있으며, 헤파필터 교체비용이 저렴한 20~30만원대 제품이 인기다.
김영호 롯데하이마트 상품팀 바이어는 “판매가 크게 급증하면서 입고물량을 늘리고 있다”며, “초미세먼지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는 만큼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청소기도 미세먼지를 걸러주는 헤파필터를 채용한 제품 판매가 늘고 있다. 하이마트는 이달 말까지 공기청정기와 청소기를 동시에 구입하는 소비자에게 하이마트포인트 2만점을 추가 증정하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미세먼지 씻어내기 ‘총력전’= 2000원 정도면 구입이 가능한 마스크의 매출은 그야말로 폭등세다. G마켓의 최근 일주일간(18~24일) 마스크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04% 늘었다. 이는 1월에 비해서도 2배 가량 늘어난 수치다.

클렌징 용품도 연일 상승세다. G마켓에 따르면 최근 2주간(12~25) 클렌징비누와 클렌징오일은 전년대비 판매량이 각각 24%, 13% 증가했다. AI(조류인플루엔자) 이슈까지 겹쳐지면서 손세정제 매출은 111% 증가했다.


이에 화장품 업계는 클렌징 제품 마케팅을 강화하는 중이다. 중국에서 날아오는 초미세먼지는 일반 먼지보다 입자가 작고 중금속 등도 함유하고 있어 제대로 씻어내지 않으면 피부 트러블을 일으키기 쉽기 때문.

CNP차앤박화장품이 지난달 내놓은 ‘미세먼지 전용 뷰티 키트’가 대표적이다. 200세트 한정으로 내놓은 이 제품은 한 달여만에 완판됐다. 회사 관계자는 “미세먼지 이슈가 커지면서 상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았고, 한정판을 아쉬워하는 고객들이 많아 현재 제품 재출시를 검토중에 있다”고 전했다. 


대표적인 화장품 브랜드인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도 유해환경에 지친 피부의 저자극 클렌징을 강조하고 나섰다. 설화수 한방과학 연구소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순행클렌징오일’로 클렌징할 때 가해지는 자극은 35g으로 가벼운 롤링만으로도 완벽한 클렌징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목캔디도 미세먼지 이슈 덕을 보는 상품으로 꼽힌다. 전통적으로 목캔디는 황사, 미세먼지, 목감기 등이 심한 3, 4월의 판매량이 평소에 비해 30% 이상 높다. 특히 롯데제과는 이번에 강력한 휘산작용으로 입안과 목을 상쾌하게 해주는 ‘목캔디 알파인(ALPINE)’ 2종(쿨민트, 체리향민트)을 출시하면서 판매량이 전년보다 20% 이상 늘어나는 봄철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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