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내전 위기 우크라이나 경제도 흔들…뱅크런으로 3월 한 달 2조원 빠져나가
뉴스종합| 2014-04-15 08:52
우크라이나 정부가 동부지역 대테러 작전에 돌입하고 정국이 내전 상황으로까지 돌변한 가운데, 예금주들의 불안감은 뱅크런(은행 대규모 인출사태)으로 현실화됐다.

우크라이나 중앙은행이 최근 공식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내전 상황을 우려한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지난 3월 은행 계좌에서 인출한 돈은 무려 260억흐리브냐(약 2조1000억원)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러시아 이타르타스통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전체 개인 예금의 5.9%에 해당하는 규모로 개인 예금주 수는 3% 가량 감소했다.

우크라이나 상업은행 우크렉심은행. [사진=우크렉심은행]

이타르타스통신은 대량의 인출사태가 발생한 이유로 우크라이나 정치적 불안이 점차 확대되면서 흐리브냐화의 가치 하락과도 연관된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우크라이나 정부와 금융권은 이같은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금리인상으로 대응했다. 예금주들의 발길을 돌리기 위해 시중은행들은 예금금리를 19.5%까지 끌어올렸으며 이달 들어선 최대 26%까지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금리인상 효과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 보는 한편, 이같은 인출 사태가 4월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정치권의 불안과 더불어 은행권에 대한 신뢰 역시 바닥에 떨어졌고, 현금을 집에 보관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하는 국민들이 많아졌을 것이란 분석이다.

우크라이나 중앙은행 로고. [사진=위키피디아]

우크라이나 현지 언론 포털사이트 베스티는 예금 만기 이후 은행에 다시 돈을 맡기는 예금주들이 0%에 가까웠다고 전했다.

금리가 계속 오르면서 3월 은행 대출도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뱅크런이 지속될 경우 부동산 대출, 차량 대출 프로모션 프로그램 등이 폐기될 가능성이 높다고 이타르타스는 전했다.

이런 가운데 14일 우크라이나 중앙은행은 8개월만에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 등은 우크라이나 중앙은행이 지난해 8월부터 유지해오던 기준금리를 현행 6.5%에서 9.5%로 전격 인상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중앙은행은 성명을 통해 “자국 통화의 평가절상과 인플레이션 억제, 금융시장 상황 개선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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