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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에 금융권은 ‘무음모드’
뉴스종합| 2014-04-26 04:01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세월호 참사로 금융권도 대내외 행사를 잇따라 취소하면서 애도 분위기에 동참하고 있다. 구호물품 전달이나 성금 지원에도 ‘조용히’ 나서는 모습이다. 은행 등 금융사들은 당분간 가급적 외부행사를 갖지 않는 정중동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의 이같은 ‘처신’은 최근 각종 금융 사고로 홍역을 앓아왔던 추세적인 상황과도 무관치 않다. 전국이 애도 물결로 뒤덥힌 가운데, 설사 취지가 좋더라도 자칫 눈에 띌 경우 입방아에 오르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금은 어떤 이유에서라도 주목을 받지 않는게 상책”이라고 털어놨다.

하지만 지나친 몸 사리기로 필요한 일정까지 취소하는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은행은 지난 23일 예정된 경제동향간담회를 취소했는데, 경제상황을 체크하고 여론을 수렴하는 스케줄까지 굳이 취소할 필요가 있었냐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한국은행 홈페이지]

외환은행은 지난 23일로 예정됐던 김한조 행장의 취임 기자간담회를 취소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엄숙한 사회 분위기를 감안해 자축 성격의 행사는 열지 않는 게 합당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기술보증기금도 23일 은행연합회관에서 가질려던 김한철 신임 이사장의 기자간담회를 취소했다. 기보 관계자는 “최근 국가적인 불상사로 인해 기자간담회를 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달 취임한 아제이 칸왈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장도 당초 지난 24일 플라자호텔에서 간담회를 갖고 경영 포부 등을 밝힐 예정이었지만 결국 잠정 연기했다.

삼성생명은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가질 예정이던 연도대상 행사를 취소했고 삼성화재도 고객만족대상 행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 동양생명은 무주 덕유산리조트에서 열려던 새 비전 선포 등의 행사를 취소했다. ING생명도 연도 대상식을 취소했다.

금융위원회는 신제윤 위원장의 중소기업 현장 규제 의견수렴을 위한 행사를 다음으로 미뤘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지난 22일 계획됐던 기자단 만찬을 연기했다. 다음달 7일 예정이었던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의 기자간담회도 5월 말로 순연됐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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