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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도 너무 짜다…1~2%대 정기예금비중 99% 육박
뉴스종합| 2014-04-28 09:36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정기예금의 수신금리가 바닥을 뚫고 지하로 내려갈 태세다. 초저금리 현상이 최고조에 이르러 1~2%대 정기예금 상품이 전체의 99%에 육박했다. 통장에 돈을 넣어두면 되레 손해를 보는 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가 본격화돼 은퇴자 등 이자소득계층의 생활이 더 팍팍해지고 있다.

2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7개 시중은행(신한ㆍ국민ㆍ하나ㆍ우리 등)이 2월 현재 출시한 정기예금 상품 중 98.6%가 1~2%대 이자를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한은이 예금은행의 금리수준별 수신 조사를 시작한 2004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1%대 상품 비중이 3.1%고, 2%대가 95.5%에 달해 정기예금 금리의 대부분이 2%대에 포진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대는 1.4%에 그쳤고, 4%대 이상 상품은 아예 자취를 감췄다.

저금리 예금이 요즘처럼 만연한 적은 없었다. 1~2%대 예금 비중은 2005년 한때 10%를 넘어선 적을 제외하곤 2008년까지 줄곧 한자릿수를 유지해왔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들어 50%를 잠깐 넘었다가 다시 10% 이하 수준을 회복했다.그러다가 2012년 후반부터 저수익에 못이긴 은행들이 앞다퉈 금리를 내리기 시작하면서 작년 3월 처음으로 1~2%대 비중이 70%를 넘어섰고, 급기야 지난 2월엔 100%에 근접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초저금리 예금이 판을 치는 것은 투자처를 찾지 못한 부동자금이 몰리면서 은행이 굳이 높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은에 따르면 2월 현재 예금은행의 총수신 잔액(말잔)은 1025조원으로 1년 전보다 무려 34조원이 늘었다.

따라서 실질금리는 마이너스가 될 가능성이 높다. 2월 현재 예금은행의 평균 저축성 수신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2.63%다. 이는 1억원을 넣어두면 한 해 받는 이자가 263만원이라는 얘기다. 여기에 이자소득세(14%)와 주민세(1.4%)를 빼면 사실상 주머니에 들어오는 돈은 223만원 정도다. 결국 실제 이율은 2.23%가 된다. 한은이 전망한 올해 물가상승분(2.3%)을 감안하면 실질금리는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최근 “현 실질금리 수준이 과거에 비해 높지 않고 소비, 투자에 의미있는 변화를 줄 정도도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예금 외에 중수익ㆍ중위험 투자상품이나 세금우대 상품에 눈을 돌려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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