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세월호 타산지석 삼자”…재계 ‘안전경영’ 고삐죈다
뉴스종합| 2014-04-30 11:45
삼성 사내 인트라넷에 사고대응 매뉴얼
현대 · 기아차도 생산현장 중심 교육강화
안전사고 최전선 정유·화학업계
주관부서 신설 등 사고재발 방지 총력
설비 미흡땐 추가비용 들여 보완나서


세월호 참사에 놀란 대한민국이 일제히 안전 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기업의 안전관리 부실에 대한 사회적 질타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재계는 전국 사업장들에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관련 설비가 미흡한 경우 추가비용을 들여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30일 재계 관계자는 “엄청난 참사를 빚은 이번 사건 이후 행정 규제가 대폭 강화될 것을 대비해 기업들이 정보를 교환하며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며 “안전 설비를 보완하기 위한 추가 경비 소요에도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사내 인트라넷에 ‘위기상황 발생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사고 대응 매뉴얼을 게시했다. 주요 사업장에 화재 등이 났을 때 대처하는 요령이 자세히 설명돼 있다. 세월호 참사 직후 삼성SDS 화재 사고를 겪은 삼성은 안전사고를 미연에 예방하기 위한 근본 대책도 강구하고 있다. 각 사업장의 노후설비 등이 안전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을 진단하고 필요한 경우 조기교체하기로 했다.

현대기아차도 생산 현장을 중심으로 안전 매뉴얼을 강화하고 있다. 전 임직원에게 안전 보건 교육을 실시하고 시설 전반을 재점검할 계획이다. LG전자는 국내외 모든 사업장을 점검해 비상 대응과 운영 관리, 교육 훈련 등을 평가하고 있다.

안전사고의 최전선인 정유ㆍ화학업계도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지난 1월 유조선 충돌사고를 당한 GS칼텍스는 경보 시스템을 구축하고, 송유관 비상 밸브 전원을 이중화하는 조치를 취했다. SK이노베이션은 최고경영자 직속으로 안전ㆍ보건ㆍ환경 영역 등을 주관하는 부서 SHE(Safety·Health·Environment) 본부를 신설해 안전 관련 매뉴얼을 작성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로 안전 환경에 사회분위기가 잔뜩 예민해진 가운데 안전사고가 잇따라 터진 조선업계는 재발 방지에 총력을 쏟고 있다.

LPG선박 화재, 협력사 직원 추락사 등을 겪은 현대중공업은 자체 감사를 통해 사고 관련 책임자를 문책할 방침이다. 현대중공업은 사고위험경보제, 사고위험 특별진단팀, 작업중지권 발동 활성화, 안전수칙 위반자 징계 강화 등의 안전관리 대책도 발표했다.

대우조선해양도 고재호 대표이사 사장이 최근 임직원들에게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안전 문제에 더 신경 써 달라”는 공지문을 보냈다.

대규모 여객사업을 하는 해운 항공업계는 이번 세월호 참사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집중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현대상선은 매달 국제해사기구 기준에 따라 선박 안전점검과 직원 안전교육을 시행하고 있고, 한진해운은 월별ㆍ분기별ㆍ반기별ㆍ연간 등 화재 및 폭발, 침수 훈련을 주기적으로 실시한다.

아시아나항공은 사고발생 직후 전체 임직원을 대상으로 안전 점검을 강화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대규모 고객을 유치하는 호텔업계도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와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등에서 사고 매뉴얼 강화 및 추가교육을 실시하기로 했다. 


김윤희 기자/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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