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위크엔드] 웃고 요리하고 말하고…성큼 다가온 ‘로봇혁명’
뉴스종합| 2014-06-27 11:02
감정 전달하는 소프트뱅크 로봇 ‘페퍼’…카이스트 달리는 ‘휴보’등 상용화 임박

사장님, 진심으로 웃고 계시는 건가요? 눈이 안 웃고 있는데요.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이 진짜로 웃자) 그래요, 바로 그 눈입니다.”

일본 소프트뱅크가 알데바란 로보틱스와 공동개발한 로봇 ‘페퍼’는 인간의 감정을 느끼고 말할 수 있다. 사람의 표정이나 목소리 상태를 분석해 감정상태를 추정하는 기능을 탑재한 덕분이다. 키 120㎝에 몸무게 28㎏의 작고 하얀 휴머노이드 로봇 페퍼는 인간처럼 실수하고, 학습해서 성장한다. 수치화한 정보를 학습해 시간이 지날수록 더 똑똑해지는 것도 인간과 닮았다. 페퍼의 가격은 약 200만원. 내년 2월부터 본격적으로 판매된다. 아직 사람과 완전한 대화를 주고받을 단계는 아니지만,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휴머노이드 로봇의 대중화 시대를 열었다는데 의미가 있다.

세계적인 ‘로봇 강국’ 일본만큼은 아니지만, 국내도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로봇들도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한국형 지능로봇 실벗3와 메로S가 최종 상용화에 성공해 올해 국내외에 20대씩 보급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의 프론티어 지능로봇사업단은 지난 10년간 1000억원을 들여 로봇 상용화에 성공했다. 실벗은 주인과 대화하면서 얼굴 표정과 목소리로 감정을 표현할 수 있고, 퀴즈와 노래가사 맞히기 놀이도 진행한다. 실벗은 이미 일부 병원에서 노인 치매예방 프로그램에 활용되고 있다.

사업단은 앞서 영어교육 로봇 ‘잉키’와 샐러드를 만들 수 있는 주방 로봇 시로스 등을 개발했다. 시로스는 두 팔로 채소를 잘라 샐러드를 만들고, 식탁 위에 놓인 주전자를 잡아 컵에 따를 수 있다. 시로스의 경우 얼핏 ‘인공지능’과 관련 없어 보이지만 칼질을 하고 물을 따르는 강도를 조절하는 것은 상당히 복잡한 알고리즘 분석의 결과다. 인공지능의 기반이 알고리즘이다.


비슷한 예가 카이스트 오준호 교수팀이 개발한 달리는 로봇 ‘휴보’<사진>다. 이 로봇은 키 120㎝, 몸무게 37㎏에 불과하지만 시속 3.6㎞의 속도로 빠르게 달릴 수 있다. 걷는 속도도 일반 성인과 비슷한 1.8㎞대다. 외부 환경에 적응해 균형을 잡아 걷고 달리는 기술도 알고리즘 연구의 결과다.

인공지능 로봇은 아직 대중화까지 과제가 많지만,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된 웨어러블 기기는 조만간 대중화될 전망이다.

옷처럼 입거나 손목에 찰 수 있는 웨어러블 기기에도 인공지능 소프트웨어가 탑재된다. 스스로 사고하고 판단하는 비서, 또는 집사를 상시 데리고 다니는 것이다. 손목에 두르는 작은 시계에 인공지능 기반 컴퓨터를 탑재해 여행계획을 실시간으로 조율하는 기기도 현재 개발되고 있다. 여행지를 선정하고 호텔을 예약한 후, 가장 빠른 비행기편을 검색해 예약하는 역할까지 처리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대화형 여행 애플리케이션은 2020년대 이같은 수준까지 진화한다. 또 인터넷 검색 후 얼굴을 찌푸리면 자동으로 다음 화면으로 넘어가는 기술도 조만간 상용화된다. 어펙티바의 검색엔진은 인간의 표정을 읽어 사용자의 만족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얼굴코딩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다. 

김윤희 기자/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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