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분쟁
시리아 알아사드, 피로 얼룩진 3기 정권 17일 출범
뉴스종합| 2014-07-16 11:07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시리아 내전이 발발한 지 3년,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세 번째 임기를 맞는다. 지난 14년 임기 동안 내전과 분쟁으로 서방으로부터 ‘학살자’로 낙인찍혔던 아사드 대통령은 최근 이라크 내전을 틈타 ‘승리자’로의 반전을 노리고 있다.

▶승리자 아사드?=15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아사드 대통령은 오는 17일 거행할 취임식에서 ‘승리자’로서의 역할을 전면에 부각할 전망이다.

지난달 3일 대선에서 당선되고도 반대파 세력으로부터 ‘웃음거리’가 돼왔지만, 최근 이라크 수니파 무장단체 ‘이라크ㆍ시리아 이슬람국가’(ISIS)가 일으킨 무장봉기로 정권의 정당성과 필요성이 강화되는 분위기다. 이라크 내전의 최대 수혜자가 알아사드 대통령인 셈이다.

가뜩이나 3년 넘게 이어진 내전으로 지칠대로 지친 시리아 국민들은 ISIS가 이라크와 시리아 영토 내에서 국가를 선포하고 세력을 넓혀가자 정부의 든든한 보호막을 요구하고 있다. 시리아에선 지난 2011년 3월 내전이 터진 이래 17만명이 죽고, 1000만명 가량이 난민으로 전락했다.

하타르 아부 디아브 프랑스 파리11대학 교수는 “이번 취임식은 그의 축출을 요구했던 국가들에게 대항하는 무대가 될 것”이라면서 “아사드는 승리자로서의 이미지를 확고히 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아사드 정권과 가까운 시리아 정치 전문가 바삼 아부 압달라 다마스쿠스 전략연구센터(DCSS) 대표도 “아사드의 축출은 이젠 불가능한 일”이라며 “미국이나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라 할지라도 더이상 축출을 요구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시리아 지도. 빨간색으로 표시된 곳이 중부도시 홈스다. 시리아 반군의 혁명 수도로 일컬어졌던 홈스는 지난 5월 정부군에 의해 탈환됐다. [자료=가디언]

▶정부군 영토 수복 가속=아사드 정권은 최근 반군에게 빼앗겼던 땅을 빠르게 회복하며 통제력을 강화하고 있다.

반군은 지난 5월 정부군의 봉쇄작전에 밀려 시리아 3대 도시인 홈스에서 철수했다. 홈스는 반군 세력이 2011년 봉기를 일으킨 뒤 제일 먼저 장악한 도시로 ‘혁명 수도’로 불리는 곳이다.

이 기세를 몰아 정부군은 시리아 북부에 위치한 반군 거점도시인 알레포를 둘러싸고 공세를 펼치고 있다.

현재 정부군은 반군의 ‘혁명 요람’인 북동부 이들리브와 남부 다라를 제외하면 지중해와 인접한 서부 해안 지역을 모두 손에 넣은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정부군과 반군은 세력에서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반군이 시리아 동부에서는 ISIS의 공세를 받고 있는데다 서방의 군사지원도 받지 못하면서 사실상 ‘사고무친(四顧無親)’ 상황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반면 시리아군은 레바논 시아파 무장조직 ‘헤즈볼라’를 비롯해 시아파 맹주 이란과 러시아로부터의 지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시리아인권관측소(SOHR)에 따르면 헤즈볼라는 시리아 내전 발발 이래 509명의 전투원을 희생했음에도 불구, 조직원 모집을 지속해 시리아에 투입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적했다.

▶아사드, 회색지대ㆍ서방에 손내밀까=아사드 3기 정부는 정권 강화를 위해 지지층 확대에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금까지 아사드 정부나 반군 그 어느 쪽에도 기울지 않던 부동층을 잡겠다는 것이다.

살만 샤이크 브루킹스 도하 센터장은 AFP에 “아사드는 이제 모멘텀을 갖고 있다”면서 “(취임식을 계기로) ‘회색지대’에 있던 이들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려 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리아 전문가인 카림 비타르 프랑스 국제전략관계연구소(IRIS) 소장도 “아사드는 ISIS 사태를 이용해 3년 간의 내전에 지친 사람들의 지지를 얻어내길 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슬람 극단주의에 대한 서방의 집착을 이용해 스스로를 ISIS와의 싸움에서 ‘파트너’로서 포장할 것”이라면서 ISIS 사태를 계기로 서방 국가들과의 화해와 협력을 모색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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