퐁퐁도 트리오도 없던 시절, 우리 조상들은 어떻게 그릇을 닦았을까. 또 클린징폼은 고사하고 비누조차 없던 시절, 미인들은 어떻게 피부를 관리했을까.
정답은 바로 ‘쌀뜨물’에 있다. 쌀뜨물은 쌀을 씻을 때 나오는 흰색 탁한 물로 옛 서적에는 미감(米泔), 미감수(米泔水), 미즙(米汁), 백수(白水)라고 적혀있다. 쌀뜨물은 비타민 B1, B2, 전분질 등이 녹아 있어 피부 미백에 좋으며, 냄새를 흡착하는 능력이 매우 뛰어나 냄새 제거에도 좋다.
우선 쌀뜨물은 주방에서 세제로 쓸 수 있다. 밥풀이 눌러 붙은 압력밥솥이나 국물, 고기반찬에서 나온 기름기로 미끄러운 밥그릇은 세제 한두방울만으로 잘 닦이지 않는다. 깔끔한 주부들이 몇 번을 헹구고 또 문질러도 미끄러운 느낌은 남아있기 쉽상이다. 이 때 쌀을 씻고 나온 쌀뜨물에 지저분한 그릇을 몇 분 담궈놓으면 기름때나 늘어붙은 음식 찌꺼기가 자연스럽게 분리된다. 설겆이도 그만큼 빨라지고, 덤으로 환경에 해로운 세제도 덜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쌀뜨물의 왁스 효과는 집안 청소에도 활용 가능하다. 아이들의 손자국으로 얼룩덜룩하기 십상인 유리창이나 화장실 거울을 닦을 때 쌀뜨물을 먼저 뿌려놓기만 하면 된다. 잠시 후 마른걸레로 닦아내기만 해도 청소는 끝난다. 또 나무 소재 바닥 역시 쌀뜨물로 헹군 걸레를 사용해 닦으면, 먼지 제거는 물론 광택도 살아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쌀뜨물은 음식의 좋은 재료가 되기도 한다. 우엉이나 시래기, 죽순 등을 끓일 때, 쌀뜨물을 넣으면 전분입자가 식재료의 표면을 감싸 산화를 막아준다. 떫은 맛도 덜해지면서, 보다 부드러운 요리가 가능한 것이다. 된장국이나 김치찌개를 끓일때 쌀뜨물을 사용하면 찌개의 윗물이 생기지 않고 국물 맛이 한결 구수해지고 감칠 맛이 더해지는 것도 덤이다.
쌀뜨물의 백미는 미용 효과다. 쌀뜨물 속 전분은 미백 효능이 있고, 피부에 수분을 잡아주는 흡수력까지 가지고 있다. 한 때 국내 시장을 휩쓸었던 일본산 청주 찌꺼기로 만든 화장품도 바로 이런 쌀뜨물 세안과 같은 맥락이다. 여기에 말 그대로 천연 세정제인 만큼 여드름이나 뾰루지 등이 난 얼굴에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최정호 기자/choijh@heraldcorp.com
정답은 바로 ‘쌀뜨물’에 있다. 쌀뜨물은 쌀을 씻을 때 나오는 흰색 탁한 물로 옛 서적에는 미감(米泔), 미감수(米泔水), 미즙(米汁), 백수(白水)라고 적혀있다. 쌀뜨물은 비타민 B1, B2, 전분질 등이 녹아 있어 피부 미백에 좋으며, 냄새를 흡착하는 능력이 매우 뛰어나 냄새 제거에도 좋다.
우선 쌀뜨물은 주방에서 세제로 쓸 수 있다. 밥풀이 눌러 붙은 압력밥솥이나 국물, 고기반찬에서 나온 기름기로 미끄러운 밥그릇은 세제 한두방울만으로 잘 닦이지 않는다. 깔끔한 주부들이 몇 번을 헹구고 또 문질러도 미끄러운 느낌은 남아있기 쉽상이다. 이 때 쌀을 씻고 나온 쌀뜨물에 지저분한 그릇을 몇 분 담궈놓으면 기름때나 늘어붙은 음식 찌꺼기가 자연스럽게 분리된다. 설겆이도 그만큼 빨라지고, 덤으로 환경에 해로운 세제도 덜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쌀뜨물의 왁스 효과는 집안 청소에도 활용 가능하다. 아이들의 손자국으로 얼룩덜룩하기 십상인 유리창이나 화장실 거울을 닦을 때 쌀뜨물을 먼저 뿌려놓기만 하면 된다. 잠시 후 마른걸레로 닦아내기만 해도 청소는 끝난다. 또 나무 소재 바닥 역시 쌀뜨물로 헹군 걸레를 사용해 닦으면, 먼지 제거는 물론 광택도 살아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쌀뜨물은 음식의 좋은 재료가 되기도 한다. 우엉이나 시래기, 죽순 등을 끓일 때, 쌀뜨물을 넣으면 전분입자가 식재료의 표면을 감싸 산화를 막아준다. 떫은 맛도 덜해지면서, 보다 부드러운 요리가 가능한 것이다. 된장국이나 김치찌개를 끓일때 쌀뜨물을 사용하면 찌개의 윗물이 생기지 않고 국물 맛이 한결 구수해지고 감칠 맛이 더해지는 것도 덤이다.
쌀뜨물의 백미는 미용 효과다. 쌀뜨물 속 전분은 미백 효능이 있고, 피부에 수분을 잡아주는 흡수력까지 가지고 있다. 한 때 국내 시장을 휩쓸었던 일본산 청주 찌꺼기로 만든 화장품도 바로 이런 쌀뜨물 세안과 같은 맥락이다. 여기에 말 그대로 천연 세정제인 만큼 여드름이나 뾰루지 등이 난 얼굴에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최정호 기자/choij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