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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넘어 ‘웨스트뱅크’ 옥죄는 이스라엘
뉴스종합| 2014-07-24 10:43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향해 연일 포격을 퍼붓고 있는 이스라엘이 이번엔 웨스트뱅크(서안지구)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번 기회에 하마스 같은 이슬람 무장정파를 아예 뿌리 뽑겠다는 단호함이 엿보인다.

▶“서안지구 PA 자치 안 돼”=23일(현지시간) 미국 포린폴리시(FP)에 따르면 대니 데논 이스라엘 국방부 차관은  현재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가 다스리고 있는 서안지구에서 가자 사태가 재발되는 것을 막기 위해선 군사력을 동원해 통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데논은 “유대 사마리아(서안지구의 역사적 지명)에 사는 아랍인들의 일상을 통제할 생각은 없지만, 더이상 우리(이스라엘) 병력을 철수한 채 PA에 이스라엘의 안전을 맡길 수 없다는 게 사실”이라면서 “이스라엘 방위군(IDF) 및 다른 보안군을 투입해 자유로운 작전 수행을 가능케 하는 것이야말로 서안지구를 지키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팔레스타인 서안지구에 손수 집을 지어 살고 있는 무함마드 아부 아이샤 씨는 지난주 이스라엘군 당국으로부터 24일까지 퇴거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그의 조카인 아메르 아부 아이샤가 최근 이스라엘 10대 소년 3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용의자 중 한 명이기 때문이다. 사진이 촬영된 17일에도 그의 집 곳곳은 이스라엘 군인들이 한 차례 휩쓸고 간 흔적이 역력하다. [자료=WP]

그는 “과거 중동 지역에서 서방 군이 철수하면 이슬람 광신교 세력이 빠르게 공백을 채우고 모두를 위험에 몰아넣었다”면서 “하마스는 친(親)서방 정권을 전복하고 이슬람국가를 세우려는 극단주의 세력과 함께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인구 밀집지역(서안지구)에서 철수하겠다는 결정은 평화는 커녕 안전과 안정도 가져오지 못했다”면서 “도리어 하마스와 ‘이슬람 지하드’ 등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힘만 커지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지난 2005년부터 가자지구에서 손을 떼고 PA에 자치권을 부여, 이슬람 극단주의를 스스로 제어하게 만들어 ‘중동의 싱가포르’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 완전 실패로 돌아갔다는 분석이다. 2009년 집권한 보수 리쿠드당 역시 PA의 자유권한을 폭넓게 인정하자는 입장이었다.

특히 PA에 대해 데논은 “테러리스트에 대응해 저지하기엔 너무 약하고 의지도 없다”면서 “우리 시민들의 안전을 PA에 맡기겠다고 순진하게 생각하는 이들은 이것이 위험한 일임을 깨달아야 한다”고 일갈했다. 


▶서안지구 ‘징벌적 주택철거’ 부활=최근 이스라엘은 서안지구에서 징벌적 성격의 주택 폭파 철거(punitive demolition) 정책을 9년 만에 부활시키며 ‘하마스 때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22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부는 이스라엘을 공격하는 테러리스트를 친척으로 둔 팔레스타인인들의 주택을 강제로 없애 하마스의 테러 작전을 사전에 예방한다는 복안이다.

실제 이스라엘군 중부사령부는 지난 4월 서안지구에서 이스라엘 민간인에 실탄을 발사해 살해한 팔레스타인 2명에 대해 지난달 말 주택 철거 명령을 내렸다.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이후 서안지구를 손에 넣은 이스라엘은 이 같은 혐의를 들이대며 수백채의 주택을 파괴했다. 이스라엘 인권단체 비첼렘(B’Tselem)에 따르면 2001년과 2005년 사이 이스라엘군이 파괴한 팔레스타인 가옥은 664채에 이른다. 또 이러한 ‘연좌제’ 때문에 하루아침에 집 없이 떠돌이 신세가 된 팔레스타인인은 수천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이로 인한 득보다 실이 더 많고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 잇따르자 이스라엘은 2005년 이 정책을 폐기했다.

그러나 최근 하마스와의 교전이 극으로 치달음에 따라 9년 만에 다시 징벌적 주택 파괴라는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한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는 WP에 “정부와 군ㆍ정보당국은 모두 이 주택 철거 정책이 (하마스에 대한) 제지 효과를 낳을 것으로 본다”면서 “공평한 경쟁의 장(場)을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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