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분쟁
[데이터랩] 러 병력, 우크라 국경 재배치…우크라 동부 전운 고조
뉴스종합| 2014-07-24 10:49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우크라이나 동부 국경지역에서 승객과 승무원 298명을 태운 말레이시아 항공 여객기(편명 MH17)가 격추된지 6일 만에 우크라이나군 전투기 2대가 반군이 쏜 미사일에 맞아 추락하면서 또다시 전운이 짙게 드리우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러시아 군이 우크라 접경지대에 투입돼 있는 1만2000~1만5000명 가량의 병력을 작은 부대로 쪼개 국경에서 5마일(약 8㎞) 이내의 근거리에 재배치한 것으로 드러나 군사충돌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우크라군 對 반군, 무력충돌 격화=우크라 정부군과 반군은 서로 군용기를 격추시키며 대공전을 벌이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도네츠크주 드미트리프카 마을 상공에서 정부군 지원 작전을 펼치고 귀환하던 전투기 4대 중 수호이(Su)-25 전투기 2대가 고도 1만7000피트(약 5200m)에서 격추됐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접경지대. 10번으로 표시된 지역은 지난 17일 말레이시아 항공 MH17기가 격추된 지점. 그 아래 11번으로 표시된 곳이 23일 우크라이나 정부군 수호이(Su)-25기 2대가 사우르-마길라 인근에서 격추된 지점을 가리킨다. [자료=WP]

우크라 국방부는 “이 전투기들이 스니즈노예 인근 사우르-마길라에 진입했을 때 친(親)러시아계 테러리스트들이 대공미사일을 발포하기 시작했다”면서 “조종사들은 추락 전 탈출했다”고 밝혔다.

사우르-마길라는 지난 17일 말레이 항공 MH17기가 격추된 토레즈에서 10마일(약 16.1㎞) 떨어져있으며, 현재 우크라 반군의 근거지로 사용되고 있는 곳이다.

이에 대해 반군 관계자는 이날 인테르팍스 통신에 “2대의 우크라이나 공격기를 격추했다”면서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우크라 국가안보국방위원회(NSDC)는 “기초 조사 결과 러시아 영토에서 발사된 로켓포에 피격됐다”며 화살을 러시아로 돌렸다.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서 발생한 항공기 격추사건 기록. 특히 이번달에 발생한 6차례의 격추사건 중 3차례는 지대공 미사일에 의해 발생됐다. [자료=WSJ]

미국 정보당국도 이 같은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자료를 분석 중이라고 CNN 방송은 전했다.

우크라군도 반군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우크라 인테르팍스 통신은 23일 정부군이 도네츠크주 상공에서 반군의 러시아제 무인정찰기(드론) 올란(Orlan)-10 한 대를 격추했다고 보도했다.

이 드론은 반군이 주요 국경 검문소를 공격할 때 타격지점을 정확히 하는 용도로 사용된 것으로 보이며, 이날 정부군의 공격을 받아 토레즈 남쪽의 암브로시브카에 추락했다.

▶러 병력, 우크라 국경 초근접 재배치=러시아는 우크라 접경지대에 병력을 집결, 양측의 군사적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23일 CNN 방송에 따르면 러시아는 우크라 접경지대에 투입돼있는 1만2000~1만5000명 가량의 병력을 작은 부대로 쪼개 국경에서 5마일(약 8㎞) 이내의 근거리에 재배치했다.

일부는 아예 국경 바로 옆에 전개된 상황으로 미국 정보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안드레이 파루비 우크라 NSDC 서기(위원장)는 “지난주 러시아가 접경지대에 병력을 증강해 재편성했다”면서 현재 4만명 넘는 군사와 탱크 150대, 장갑차 400대 등이 마련됐다고 주장했다.

7월 17일 우크라이나 반군이 말레이시아 항공기를 격추시키는 데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부크

2명의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CNN에 “이는 러시아군이 자국 영토 내에서 몰래 지대공 미사일, 로켓포, 대포 등을 우크라로 쏠 수 있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또다른 한 관계자는 “전 세계가 MH17기에 눈이 쏠려있는 와중에 러시아는 지속적으로 병력을 강화하고 우크라에 무기를 조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의회는 22일 러시아 접경지대에서 반테러 작전을 펼칠 50세 미만 예비군을 소집하는 내용의 대통령령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수천명 가량이 정부군에 합류해 국경 인근에 배치될 것이라고 인디펜던트는 전했다.

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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