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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용‘적합’ 표시 약수터 물, 믿고 마셨는데 대장균 약수터?
뉴스종합| 2014-07-28 09:26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수질 검사에서 대장균이 검출돼 음용 ‘부적합’ 결과를 받은 서울의 한 약수터가 공무원들의 늑장 대처로 열흘 넘게 음용 ‘적합’ 표시를 달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주민들은 음용 ‘적합’이라고 쓰인 기존의 결과표를 믿고 열흘 동안 대장균이 검출된 물을 마신 꼴이 됐다.

해당 약수터를 관리하는 서울 노원구청은 지난 2일 자신들이 관리하는 34곳의 약수터의 3/4분기 수질검사를 보건소에 의뢰했다. 보건소는 의뢰를 받은지 이틀만인 4일 검사 결과를 구청에 통보했고, 검사 결과 지난 분기 음용 ‘적합’이던 6곳의 약수터에서 대장균이 검출돼 마시기에 ‘부적합’한 물로 바뀌었다.

6곳의 약수터가 더 이상 못 먹을 물이 됐지만 구청이 이를 약수터에 표시한 것은 무려 열흘이 지난 후였다. 서둘러 조치를 취해야 할 담당 공무원은 검사 결과가 나온 날 휴가중이었고 복귀 이후에도 구청은 신속한 대처를 하지 못했다.

구청 관계자에 따르면 담당자는 10일 약수터 수질검사 관련 문서를 만들고, 하루 뒤에 현장 관리 직원들에게 약수터에 조치를 하도록 지시했다. 하지만 주말을 포함해 나흘이 지난 15일, 검사 결과가 나온지 열흘이 넘은 시점이 돼서야 해당 약수터엔 음용 ‘부적합’ 표기가 완료됐다.

이마저도 약수터 이용객의 민원 제기가 있은 후였다. 한 주민은 구청 홈페이지에 “13일 (약수터에) 갔을때는 적합이라고 나와 있어서 믿었는데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부적합이라는) 검사 결과를 보고 경악을 금할수가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구청 담당자는 답변에서 “약수터 총 34개를 관리하는 관계상 부착시점이 다소 늦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음을 너그럽게 이해하여 주시기 바란다”며 별다른 사과도 하지 않았다.

구청 담당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주말이 끼고, 월요일에는 현장 직원들 일이 많고 인력이 부족하다. 관리할 곳이 약수터만 있는게 아니다”는 등 변명으로 일관했다. 휴가 중 직무대리도 있었지만 담당자는 “약수터 업무는 손이 많이가서 (대리자가) 신경을 못 쓴듯 하다”고 해명했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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