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슈퍼리치-라이프] 승마·스키·인맥쌓기…로열키즈 그들만의 서머캠프
라이프| 2014-07-31 11:23
리무진·5성급호텔 숙박·해외 강습…8일간 캠프비용 880만원 훌쩍
최고 교육위해 9개월 전부터 예약…상위1% 평생 인적네트워크 형성 도움
아이들캠프조차 사회지위 구분 ‘씁쓸’


자연에서 모기에 뜯기며, 더위와 싸우고, 뛰며 구르며 심신을 단련하는 여름 수련회? 아니다. 이젠 흘러간 유행이다. 냉방시설이 갖춰진 최고급 객실에서 식사는 유기농 저지방 뷔페식으로 하고 여행은 호화 리무진을 타고 즐긴다. 승마, 수상스키, 스노보드를 배우고 대학까지 갈 인맥을 쌓는다. 이것이야말로 1%의 자제를 위한 ‘서머 캠프’다.

상위 1%의 지위를 상속하기 위해 부모들은 열살도 되지 않은 자녀들을 위해 여름방학 8주간 캠프 프로그램에 천만원이 넘는 돈을 기꺼이 지불한다. 이 돈이면 미국에서도 주립대학 한 한기 등록금이다.

여름을 맞아 미국에서는 상류층의 어린 자녀들을 위한 값비싼 여름 캠프가 유행하고 있다고 뉴욕 포스트가 최근 ‘!%를 위한 여름 캠프의 내막’(Inside the summer camps for the 1%)라는 제하로 보도했다.

이 기사에서 대표적으로 언급한 고급 여름 캠프는 인터내셔널 라이딩 캠프에서 운영하는 승마 중심의 프로그램이다. 뉴욕과 햄프턴 등지에서 열리는 이 여름 캠프에는 고급 생선요리와 초밥이 포함된 유기농 저지방 식단과 전용 기사가 딸린 리무진 관광, 매일 4시간 30분 동안의 승마와 수상스키 레슨 등이 포함돼 있다. 짧게는 2150달러(약 221만원)짜리 1주 프로그램부터 1만5100달러(약 1554만원)짜리 8주 프로그램까지 마련돼 있다.

이것과는 별개로 러시아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8일간 체류하는 ‘러시아 여름 승마 학교’도 8월에 예정돼 있는데 참가비가 무려 8500달러(약875만원)이다. 하루 평균 경비가 110만원이나 되는 셈이다.

10대 소녀가 대부분인 참가 학생들은 에어컨을 갖춘 개인용 객실과 최신식 장비와 전문 강사진을 갖춘 피트니스센터 등을 갖춘 5성급의 리조트에서 묵는다.

이와 비슷한 형태와 수준, 가격의 여름 캠프는 특히 참가학생들과 부모들이 선망하는 ‘아이비리그’ 근처 미국 북동부 지역에 몰려 있다. 호수를 낀 목가적인 풍경과 메인주의 산을 즐길 수 있는 마타포니와 와일드우드, 안드로스코긴강 부근의 고급 여름 캠프들이 특히 인기이며 2개월짜리 프로그램이 보통 1만1000달러정도 한다.

겨울스포츠로 승부하는 곳도 있다. 서부 해안의 스노보드 여름 캠프 ‘하이 캐스케이드’다. 역시 이곳에서도 별채로 된 개인용 객실이 제공되며 동계올림픽 금메달 리스트 션 화이트를 지도했던 코치 버드 킨이 1대 1로 가르친다.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고급 여름 캠프는 9개월 전에 이미 예약이 꽉 찰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으며 시장이 커지면서 업체간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고, 이는 날로 확장하는 시설로 나타나고 있다.

펜실베니아의 에퀴넌크와 블루 릿지 지역의 캠프에는 아트 센터와 스포츠센터가 들어섰고, 뉴욕 주 팀버 레이크 캠프에는 거대한 워터 슬라이드가 지어졌다. 메인주 로렐 캠프엔 하키와 테니스, 농구 등을 할 수 있는 실내 스포츠센터가 건립됐다.

이처럼 값비싼 여름 캠프에 부모들이 주머니를 여는 이유는 무엇일까? 컨설팅 회사 ‘에브리씽 서머’의 CEO 질 티포그래프는 뉴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부모들은 자신이 가진 모든 수단을 동원해 자식을 위해 최고의 것을 해주고 싶어하고 그들에게 적절한 투자를 하려고 한다”며 “그들(상류층 부모)은 자식들을 위한 최고의 교육과 지도를 포함해 높은 기준을 갖고 있으며, 고급 캠프도 그 연장선상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자식이 가질 ‘평생 인맥’에 대한 고려도 있다. 일곱살배기 아들을 1만2000달러짜리 팀버 레이크 캠프에 보냈다는, 기업 재무 담당 최고 책임자의 부인인 한 여성은 “캠프에서 연결된 인맥은 대학 때까지 가고는 한다”며 “캠프 참가비는 자식의 평생을 위한 투자”라고 말했다.

그러나 고급 여름 캠프의 효과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자존감과 자신감, 신뢰를 키우는 모녀관계를 위한 안내서’(Bonding over Beauty: A Mother-Daughter Guide to Foster Self-Esteem, Confidence and Trust)의 저자인 에리카 카츠는 “고급 캠프는 정말로 점점 응석받이용이 돼가고 있다”며 “아이들이 원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가 생각하는 것을 자녀들에게 강요하고 있다’고 말했다. “캠프의 시설과 식단을 자랑하면서 엄청나다는 것을 내세워 남보다 조금이라도 잘나 보이려는 부모들이 있다”며 “불행하게도 그들은 아이들의 캠프조차 ‘사회적 지위’의 시각에서 본다”고 덧붙였다.

이형석기자/suk@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