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분쟁
절망뿐인 가자지구, 끝모를 상처
뉴스종합| 2014-08-04 11:36
사망 1800여명에 부상 1만명
이스라엘軍 떠난 자리 쑥대밭…이 “전투는 진행중” 압박 지속


이스라엘군 가자지구에서 대부분 철수를 마쳤고 27일만에 포성은 멎었지만 도시는 쑥대밭이 됐다. 이스라엘군이 철수한 자리는 상처만 남았고, 구호품, 연료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3일(현지시간)까지 27일에 걸친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공습으로 사망자 수는 1800명을 넘어섰고 1만 명에 가까운 부상자가 발생했다. 주민들은 안도의 한숨을 쉴 겨를도 없이 전쟁 재발의 공포에 떨면서 격전으로 인한 트라우마를 간신히 이겨내고 있는 상황이다.

▶사망자 1800명, 1만 명에 가까운 부상자… 상처뿐인 가자지구=이날 피터 러너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가자지구 터널 파괴 작전을 마무리하면서 지상군 다수가 철수했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은 전했다. 그러면서 그간 자국 침투용으로 파 놓은 터널 30여개를 찾아내 상당한 타격을 줬다고 설명했다.

팔레스타인 보건당국은 3일 사망자 수가 71명을 기록해 이날까지 1822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부상자 수는 1만 명에 가까운 9370명이었다. 사망자 중 민간인은 1033명이었고 미성년자는 329명, 여성은 187명이었다.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180만명의 가자지구 주민 가운데 14%가 난민 신세로 전락했다.

모든 것이 부족한 가자지구는 한마디로 혼란(chaos) 그 자체다. CNN은 1일 주민들이 전기, TV, 냉장고, 상하수도 시스템도 없이 살아가고 있다며 현지 사정을 전했다.

발전소는 가동을 멈췄고 가자지구가 비축한 30만리터 연료 탱크 가운데 40%가 불탔다. 한 주민은 “아이들 모두 전기가 끊기면 무서워한다”며 “엄마만 꼭 붙잡고 있다”고 말했다.

밀려드는 사망자와 부상자에 병원은 북새통이다. CNN은 ‘인도주의적 재앙’이라고까지 표현했다. 가자지구 외과의들은 밀려드는 환자에 20시간 일하며 교대근무를 서고 의료품도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자지구는 이스라엘군에 의해 봉쇄돼있고, 국제적십자위원회(ICRC)가 응급구호키트와 혈액을 전달하려 진입을 시도했지만 안전 문제로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트럭에는 5000개의 키트와 3000개의 혈액이 실려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끝나지 않은 전쟁=4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국방부는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적 구호와 흩어진 가자 주민 복귀 등을 위해 7시간의 휴전을 오전 10시부터 재개하겠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그러나 이스라엘군은 아직도 작전중에 있으며 휴전은 가자 남부 지역에선 적용되지 않고, 공격받는 즉시 반격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스라엘군의 러너 대변인 역시 “(가자에서)작전이 끝난 것은 아니다”라며 “하마스의 로켓발사와 이스라엘 침투에는 계속 맞서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NBC방송에 따르면 3일 이스라엘은 하마스 지도부에 경고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가자지구에 ‘전투는 진행중이다’라는 문구의 전단을 살포하기도 했다. 이는 주민들의 공포를 자극할만하기도 했다.

전단지에는 ‘가자지구 주민들’을 언급하며 폭력사태가 끝나지 않았다고 경고했으며, “지하에 숨어있는 당신들(하마스) 지도부에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전하길 원한다”고 적혀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 문구는 “전투는 진행중이고 모든 하마스 지도부와 테러리스트 단체는 안전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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