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SPP조선 구조조정 착수…서울사무소ㆍ고성조선소 폐쇄 추진
뉴스종합| 2014-08-29 00:01
-서울사무소 9월까지만 운영…부서 통폐합 따른 조치
-고성조선소, 현재 진행 중인 작업 마무리 되면 폐쇄 검토
-관리 비용 절감 노력…배승만 신임 대표 ‘조직 슬림화’ 올인



[헤럴드경제=박수진 기자] 조선업 전체가 경기 침체로 신음하고 있는 가운데 특히 중소 조선사들의 위기의식이 커지면서 인력조정, 설비 축소 등 구조조정 움직임이 가시화 되고 있다.

석유화학제품선(MR탱커) 등 중소형 선박 분야에서 경쟁력을 보여온 SPP조선은 최근 수주 부진 및 수익성 악화로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영업 및 지원부서 인력이 상주하던 서울사무소를 철수하고, 고성조선소도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가 끝나면 폐쇄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2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SPP조선은 서울 반포동 제일약품빌딩에 자리한 서울사무소를 9월까지만 운영하고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최근 진행된 부서 통폐합에 따라 서울사무소에 있던 영업부서가 경남 사천 본사로 이전한다. 현재 서울사무소에는 영업 및 지원부서 인력 12명이 근무하고 있다. 회사는 이같은 사실을 직원들에게 공지했으며 사천으로 이동이 어려운 일부 직원들은 퇴사를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 사천에 위치한 SPP조선 본사 전경. <사진=헤럴드경제DB>

전체 건조 물량의 약 40%를 생산해 온 고성조선소도 폐쇄가 논의되고 있다. 회사 측은 현재 진행 중인 작업이 완료되면 고성조선소 운영을 중단하는 방향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고성조선소는 부지가 18만㎡ 규모로 연간 건조능력이 16척 수준이며 선박을 건조할 수 있는 도크(Dock)는 플로팅도크 한 개를 보유하고 있다. 협력업체를 포함해 약 1500명이 근무 중이며 7월 말 클락슨 기준 수주잔량은 14척(30만5000CGT)이다.

회사 관계자는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며 “다만 수익구조가 악화되고 수주가 늘지 않아 적자가 커지게 되면 더이상 운영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결정은 사업장 관리의 비용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SPP조선은 사천조선소, 통영조선소(덕포공장 포함), 고성조선소 등 3개의 조선소에서 선박을 건조해왔다. 영업 및 지원부서는 서울사무소에, 연구개발 인력은 부산R&D센터로 나뉘었다. 사업장이 흩어져 있다보니 관리가 이원화되고 비용도 이중으로 발생해 효율성이 떨어졌다.

주력 선종인 MR탱커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올 해 들어 발주 물량 자체가 감소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MR탱커는 최근 몇년 간 저가 물량이 쏟아지면서 공급 과잉 우려가 제기돼왔다. 물량 확보를 위해 수주를 했지만 만들수록 적자가 발생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SPP조선이 지난 해 MR탱커를 많이 수주했는데 수주 당시 선가가 낮게 형성돼있었다. 물량 확보를 위해 공격적으로 수주에 나섰던 것으로 보이는데 그 영향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회사 안팎에서는 자율협약을 진행 중인 SPP조선이 채권단의 뜻에 따라 구조조정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 6월 채권단은 곽한정 대표이사를 물러나게 하고 배승만 당시 기술본부장으로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배 대표는 취임 후 ‘조직 슬림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구조조정 작업을 지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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