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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꺼진 정유株…다시 타오를 날 올까
뉴스종합| 2014-08-29 09:24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국내 증시가 전고점 돌파를 앞둔 가운데 정유주의 부진이 심상찮다. 한때 ‘차화정’(자동차ㆍ화학ㆍ정유)의 한 축이었던 정유주는 올 들어 업황 악화와 원화 강세, 주가연계증권(ELS) 물량 출회 등 악재가 겹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요 정유주가 포함된 ‘코스피200 에너지ㆍ화학 지수’는 연초 대비 14% 가까이 하락하며 연중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5% 넘게 오른 것과 대비된다.

개별 종목의 경우 상황은 더 좋지 않다. ‘대장주’ SK이노베이션은 8월 들어 최저 9만100원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이 9만원선을 위협받는 것은 2009년 3월 이후 5년만이다. S-Oil과 GS도 연초 대비 각각 35%, 23% 가까이 급락하는 등 일제히 신저가를 경신하고 있다.


정유주 부진의 가장 큰 이유로 정제 마진 하락에 따른 실적 악화가 꼽힌다. 정유사 실적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정제마진은 유가하락과 중국ㆍ인도 등 신흥국의 수요 위축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각국이 페트병과 섬유의 원료로 쓰이는 파라자일렌(PX) 공장을 증설하며 공급 물량이 늘어나고 있고, 중국이 자국 석유화학 제품 수출에 열을 올리고 있는 점도 악재다.

한승재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정제 마진이 2009년 말 이후 최저치를 시현하는 등 하락세가 심화하고 있다”며 “동절기 계절적 난방 수요로 인한 제한적인 반등 시점까지 정제 마진 둔화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최근의 주가 급락으로 2011년 발행된 주가연계증권(ELS) 물량이 대거 출회되면서 정유주 주가를 한층 더 끌어내리고 있다. ELS는 발행 당시 부여된 ‘배리어 구간’까지는 주가 하락을 방어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배리어가 깨질 경우 기존 발행 금액과 추가 매수 물량까지 청산되면서 주가에 충격을 주게 된다.

반면 현재 주가 급락으로 정유주에 대한 저가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권영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거시경제의 모멘텀 악화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정유주는 10년래 가장 낮은 밸류에이션”이라며 “ELS 관련 매도 물량으로 인한 단기 주가 하락은 장기 투자자에게 중요한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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