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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집 건너 치킨집, 처절한 치킨게임…퇴출전략 · 업종 조절로 숨통 틔워야
뉴스종합| 2014-09-15 11:04
골목길엔 치킨집과 커피전문점이 즐비한 모습을 어디에서나 볼 수 있다. 한집 건너 같은 업종들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자영업자 상당수는 구조조정과 은퇴로 인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재취업시장에 내몰렸고 뾰쪽한 수 없이 마지막 선택으로 음식점을 차렸다.

한국고용정보원의‘자영업의 고용구조와 인력수요 전망’보고서에 따르면 오는 2018년 자영업 취업자는 559만4000명으로 전망되며 이는 전체 취업자의 21%에 해당한다.

음식점 사업으로 뛰어드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변변한 준비없이 쉽게 뛰어들 수 있는 분야로 몰리고 있다. 바로 치킨집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조사결과 매년 7만4000개 치킨집이 새로 문을 여는 반면 기존 치킨집 5,000개는 파산했다. 절반에 가까운 치킨집이 3년내 문을 닫고 10년내 80%가 문을 닫았다.

통계청 ‘도소매 조사’결과에서는 전국 치킨집은 2011년 기준 2만9095개로 인구 1,682명당 한 집꼴로 치킨집인 셈이다. 2006년 이후 5년간 치킨 전문점은 27% 증가했으나 평균 생존 기간은 2.7년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자영업의 무분별한 진출로 인해 음식점업은 심각한 과당경쟁에 몸살을 앓고 있는 실정이다.

외식산업의 양적 규모에 비해 질적 수준으로 대변되는 ‘정보’는 매우 취약하다. 정보의 부족과 비효율에 따른 사회적 실패 비용이 매우 크게 발생하고 있다. 즉, 음식점의 매출, 수익, 임대료, 인건비, 식재료 등은 얼마인지 음식점 규모와 업종에 따라 얼마만큼 차이가 나는지, 업종과 지역에 따라 고객의 특성은 어떻게 변하는지 등 외식업에 대한 특화된 정보를 찾기 어려워 기존 외식업 경영자나 예비창업자 모두 위험을 피하거나 대비하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외식업 현실에 부합하는 외식업 정보 시스템의 구축과 보급을 통해서 과당경쟁을 피하고 맞춤형 창업을 이끌어야 된다”고 강조했다.

이뿐만 아니라 기존에 과당경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위기의 음식점을 구제하기 위해 타 업종으로 유도할 수 있는 방안 마련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 지난해 ‘서비스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 주제’로 대통령 자문기구인 국민경제자문회의가 세미나를 개최한 바 있다.

이 세미나에서 한국개발연구원(KDI) 관계자는 “도소매·음식숙박 등 생계형 서비스업의 경우 진입장벽이 낮아 과당경쟁이 초래되고 있어 퇴출전략 추진이 필요하다”며 “음식숙박 등 생계형 서비스업종을 선별해 교육을 통해 고부가가치 전문 서비스업으로 전환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물론 생계형 자영업자들에겐 공분을 살 얘기이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문가들은 “무분별하게 늘어나는 음식점 창업을 조절하고 외식업자 경영자들의 숨통을 열어줘야 모두가 사는 길이다”고 말했다.

이정환 기자/atto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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