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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리치-셀럽] ‘지구는 좁다!’ 우주에 열병앓는 슈퍼리치들
뉴스종합| 2014-09-19 15:25
[특별취재팀=김현일 기자] 지구를 넘어 이제는 우주다. 슈퍼리치들의 새로운 투자처로 우주가 급부상하고 있다.

우주에 ‘미친’(?) 대표적인 슈퍼리치가 바로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자산 301억 달러ㆍ포브스 기준)와 엘론 머스크 테슬라모터스 CEO(자산 97억 달러)다. 베조스는 2000년 민간 우주항공사인 블루오리진을 설립했고, 2년 뒤 머스크는 세계 최초의 민간 우주선 개발업체 스페이스X를 세웠다. 지구 바깥세계를 두고 벌이는 두 사람의 사업 경쟁도 이때부터 시작됐다.

지난 16일,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보잉과 함께 NASA가 추진하는 우주택시 사업자로 선정되자 곧바로 다음 날 베조스의 블루오리진이 보잉과 록히드 마틴의 합작 기업인 ‘유나이티드 론치 얼라이언스’와 계약을 체결해 로켓 엔진을 개발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하루 차이를 두고 양쪽의 새로운 사업계획이 발표될 정도로 우주를 두고 벌이는 두 사람의 경쟁은 다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우주여행 사업에 뛰어든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왼쪽)와 엘론 머스크 테슬러모터스 CEO(오른쪽)

둘의 공통점은 또 있다. 바로 젊은 나이에 IT붐을 타고 큰 돈을 모은 사업가라는 점이다. 머스크는 현재 이베이가 갖고 있는 온라인 결제회사 페이팔의 창업주이기도 하다. 머스크는 페이팔을 매각하면서 번 15억 달러의 대부분을 우주사업에 투자했다. 두 사람 모두 30대의 나이에 IT사업 성공으로 모은 거액을 우주여행 실현에 쏟고 있는 것이다. 

제프 베조스는 학창시절 우주비행사를 꿈꿨을 정도로 우주 개발에 높은 관심을 갖고 있다.

베조스는 학창 시절부터 우주비행사의 꿈을 가졌을 정도로 인간의 미래를 위한 우주 개발에 상당한 관심을 가져온 것으로 유명하다. 머스크 또한 어린 시절부터 공상과학 소설과 ‘스타트렉’ 같은 영화에 흠뻑 빠져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오랫동안 키워온 꿈과 젊은 나이에 성공한 기업가 특유의 자신감이 지금의 두 사람을 우주세계로 ‘안내’한 것이다. 그래서 이들이 처음 우주사업에 발을 들여놓을 때 ‘사업에서 번 돈으로 꿈을 쫓는 젊은 신흥부자들’이라는 수식어가 붙기도 했다.

엘론 머스크는 온라인 결제회사 페이팔을 팔고 그 돈으로 우주 사업에 주력해왔다.

이처럼 우주여행을 꿈꾸는 부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관련 상품들도 잇달아 개발되고 있다. 영국 고급 SUV 브랜드 랜드로버는 지난 3일 신차 출시를 기념해 10억원 상당의 우주여행권을 경품으로 내건 바 있다.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의 벤처 기업 파라곤스페이스도 2016년 비행선 개발이 완료되면 한 장에 7만5000달러(약 8000만원)인 우주비행 티켓을 판매할 계획이다. 슈퍼리치들이 주 고객이 될 전망이다.

지난 2006년 9월 우주인 선발을 위한 체력 테스트에 참가한 정재은 신세계 명예회장

한편, 국내에선 정재은 신세계 명예회장이 한때 우주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2006년, 67세라는 고령의 나이에 한국인 첫 우주인 선발 모집에 지원한 적이 있다. 3만6000명의 신청자 중 최고령이었다. 첫 번째 관문인 체력 테스트에서 정 회장은 3.5km를 23분 안에 들어오면 합격인 달리기를 18분 32초에 통과할 정도로 강한 의지를 보였지만 이후 전형에서 탈락했다. 당시 정 회장은 “우주에 가면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다”며 “우주 정류장을 내 눈으로 꼭 한번 보고 싶다”고 말했다.

정 회장의 말은 제프 베조스와 엘론 머스크, 두 슈퍼리치들이 우주에 대해 열병을 앓고 있는 이유를 대신 설명해준다. IT사업으로 성공한 이들에게 지구는 너무 좁고 우주는 더 이상 미지의 세계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들이 지구에서 보인 욕망과 도전 의식대로라면 우주에서 펼칠 사업 역시 무궁무진해보인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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