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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수출 품목 변화…지하자원→섬유제품”
뉴스종합| 2014-09-23 08:20
-무협, 최근 4년간 북한 대(對) 중국 수출 구조 분석
-북한, 대중국 섬유제품 수출 4배 급증
-인력난 몰린 中업체, 저렴한 인건비 北 통한 가공무역↑

[헤럴드경제=박수진 기자] 중국으로 수출하는 북한의 제품군에 변화가 생겨나고 있다. 대(對) 중국 수출품 중 가장 비중을 많이 차지해온 지하자원이 점차 줄고 섬유제품의 증가세가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이 중국에 수출한 섬유제품의 비중은 지난 4년 간 4배나 늘어났다.

23일 한국무역협회 베이징지부에 따르면 올해 1∼7월 북한이 중국에 수출한 섬유제품 규모는 4억1000만 달러로 전체 대중국 수출에서 26.3% 차지했다. 2010년 1억9000만 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4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대중 수출에서 섬유제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해마다 늘고 있다. 2010년 16%였던 섬유제품 비중은 2011년 17.1%, 2012년 18.2%를 기록했고 지난 해(20.7%)에는 처음으로 20% 고지를 넘어섰다. 올 해는 7월 현재 26.3%를 달성하며 40%를 웃도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 해 연간 대중 섬유제품 수출액은 8억 달러로 전망된다. 


반면 그동안 북한의 대중국 수출을 선도해온 자원분야 수출은 주춤하는 모양새다. 자원분야 수출 비중은 2011년 71.4%에 달했으나 그 이후에 지속적으로 하락하여 7월 현재 60.7%까지 내려앉았다. 특히 석탄, 철광석, 선철 등은 두 자리 수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북한의 섬유제품 수출이 늘어난 이유는 중국 섬유업체들이 원가경쟁력 확보에 적극 나섰기 때문으로 보인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중국 섬유업체들은 최근 심각한 인력난을 타개하기 위해 원부자재를 공급하고 완제품을 받는 가공무역에 적극 나서고 있다. 중국과 가까운 곳에 위치하면서도 인건비가 절반 수준인 북한은 가공무역에 최적의 조건이라는 분석이다.

북한과 접한 중국 지린성 훈춘시의 근로자 월 임금이 2700위안(약 46만원)인데 비해 북한 근로자는 1500위안(약 25만원)으로 40% 이상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중국기업들은 가공무역에서 더 나아가 나진선봉 지역 등에 직접 진출해 북한 인력을 활용한 임가공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용민 무역협회 베이징지부장은 “북한이 그동안 석유와 소비재 수입을 위해 자원류 수출에 집중했다”며 “그러나 중국과 북한의 임금 격차가 커지고 중국의 인력난도 심해지면서 노동집약 산업을 중심으로 북한의 대중 수출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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