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프랜차이즈 외식업계, 새 브랜드 바람
뉴스종합| 2014-09-23 11:18
성장 정체에 활로찾기 몸부림
주꾸미 · 커피 등 출시 잇따라
실패땐 가맹점주 피해 우려도



프랜차이즈 외식업계에 신규 브랜드 출시 바람이 불고 있다. 기존 주력 브랜드의 성장이 정체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몸부림이지만, 프랜차이즈 업계 전반의 신뢰를 떨어뜨릴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바돔감자탕’을 운영하는 (주)이바돔은 지난 7월 새로운 외식 브랜드 ‘쭈꾸미와 옹심이’ 단독매장을 내고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규 브랜드로 등록했다. 매콤한 양념에 볶아낸 주꾸미와 강원도 감자옹심이를 주메뉴로 선보이며 이미 10여 곳에 매장을 열었다. 이바돔은 올해 초에도 숯불 목살갈비와 뼈 없는 숯불 족발구이를 내세운 ‘판스토리’를 새롭게 론칭한 바 있다.

벨기에 정통 와플전문디저트 카페 ‘와플반트’를 운영하는 (주)와플반트도 지난 6월 프리미엄 하와이안 커피전문점인 ‘카페 카우아이’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규 브랜드로 등록했다. 세계 3대 커피생산국인 하와이산 커피의 색다른 풍미를 소비자들에게 선보이겠다는 취지를 홍보하며 가맹점주들을 모집하고 있다. 2010년 3월 창립한 이래로 국내 가맹점 200개를 돌파한 와플반트는 최근 호주와 중국 등에도 신규 점포를 내며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외식업계에 신규 브랜드 출시 바람이 불고 있다. [헤럴드경제 DB]

이밖에 외식업계의 대표적 성공 사례로 꼽히는 더본코리아가 ‘돌배기집’, ‘논현동왕돈까스’ 등 신규 브랜드를 내고 가맹점 개설을 희망하는 이들을 상대로 창업설명회를 열고 있는가 하면, 도드람양돈농협의 프랜차이즈 계열사 도드람FC도 6월부터 ‘본래순대’라는 브랜드로 본격 가맹사업을 시작했다.

프랜차이즈 업체 중 최근 몇년 사이 가장 많은 신규 브랜드를 출시한 업체는 공교롭게도 보쌈 전문 브랜드로 오랜 경쟁을 벌여온 (주)원앤원과 놀부NBG다. ‘원할머니보쌈’으로 유명한 원앤원은 1975년 창업한 이래 30년이 넘도록 보쌈 외길만을 걸어왔지만, 2008년 ‘박가부대’를 제2의 브랜드로 내놓으며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

이후 삼계탕 전문 브랜드 ‘백년보강, 커피 전문 브랜드 ‘앳투온’, 샤브샤브 뷔페 ‘모리샤브하우스’, ‘모리바베큐하우스’ 등을 잇따라 내놓았다. 원앤원은 올해 들어서도 ‘족발 중심’ ‘잇피자’ ‘잇델리앤카페’ ‘툭툭 치킨’ ‘툭툭 샐러드바’ 등 다양한 브랜드를 개발했다.

놀부NBG는 그동안 ‘놀부보쌈’, ‘놀부부대찌개앤철판구이’, ‘놀부항아리갈비’, ‘차룽’ 등의 브랜드를 운영해 오다가 2012년 ‘맑은설렁탕담다’, 지난해 ‘숯불애장닭’과 ‘놀부족발’을 잇따라 론칭했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프랜차이즈 산업은 로열티를 받는 업체가 적어서 가맹점 수를 늘려나가며 성장을 해야 하는데, 그것이 벽에 부딪칠 때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기 위한 차원에서 신규 브랜드를 출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무분별한 신규 브랜드 출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 또한 없지 않다. 새롭게 낸 브랜드가 실패로 돌아갈 경우 가맹본부는 물론이고, 가맹점주들에게도 큰 피해를 입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치킨전문업체인 B사. 한식 브랜드, 해산물브랜드 등에 진출했던 B사는 관련 시장 포화로 크게 손해를 보고 사업에서 철수해야 했다.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아이디어 없이 시장의 트렌드에 따라 베끼기 식의 ‘미투 브랜드’를 내놓는 것은 해당 트렌드의 수명을 단축시킬 뿐만 아니라 업계 전반의 신뢰까지 깎아내린다”고 지적했다.

김성훈 기자/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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