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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바게뜨, 선진국에도 통하는 한국 베이커리
뉴스종합| 2014-10-01 07:54
[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 ‘빵 집게와 쟁반.’ 미국 맨해튼에 위치한 파리바게뜨 매장에 들어선 외국인이 놀라워하는 대목이다. 대부분의 현지 베이커리가 줄을 서서 매장직원에게 주문을 하는 과정을 거치는 데 반해 파리바게뜨는 국내와 마찬가지로 개인들이 자유롭게 고를 수 있다.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한국식 빵문화가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있는 풍경이다.

SPC그룹의 파리바게뜨는 2004년 중국 상하이를 시작으로 올해 7월 프랑스 파리까지 총 181개의 해외점포를 열고 글로벌 브랜드를 향해 달리고 있다. ‘맛과 현지화’를 앞세운 파리바게뜨는 2020년 세계 제과제빵 1위 기업이 목표다. 


▶빵 배우던 나라, 제빵 선진국에 우뚝 서다= 파리바게뜨의 프랑스 파리 진출은 올해 국내 베이커리 업계의 핫이슈였다. 국내 최초로 빵의 본고장인 파리에 진출하는데는 10여년의 준비기간이 필요할 정도로 쉽지 않은 일이었다.

SPC그룹은 프랑스 소비자들의 눈높이와 까다로운 입맛을 충족시키기 위해, 최상의 원료를 사용하고 제빵 장인들이 제품을 직접 만드는 ‘프리미엄 아티잔 불랑제리(Premium Artisan Boulangerie)’ 콘셉트를 선보였다. 향후 파리바게뜨는 글로벌 플래그십인 파리 샤틀레점을 기반으로 유럽과 범 프랑스 문화권 국가 진출 기회를 모색할 계획이다.

파리바게뜨는 이미 빵 선진국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37개 매장을 운영중인 미국 시장에서 파리바게뜨는 지난해부터 뉴욕 맨해튼 주류시장 상권으로 진입중이다. 2005년 10월 LA한인타운에 1호점을 연 파리바게뜨가 진정한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하려면 반드시 거쳐야하는 시험대다. 파리바게뜨의 진검승부 상대는 오봉팽(Au Bon Pain), 파네라 브레드(Panera Breads), 프레따망제(Pret A Manger) 등 쟁쟁한 현지 베이커리 브랜드들이다. 

파리바게뜨는 맨해튼 주류상권 공략을 위해 권역별 핵심 상권을 동시에 공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확장을 위한 거점을 확보하는 신규지역 진출 전략을 꺼내들었다.

현지인과 관광객 등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드는 대표적인 번화가인 타임스스퀘어 인근 40번가에 이어 2013년 11월 오피스가 상권인 미드타운(Midtown)에 52번가점을 열었으며, 2014년 3월 고급 주택가인 어퍼웨스트사이드(Upper Westside)에 거점전략의 마지막 매장인 70번가점을 열었다. 이들 매장은 모두 하루 방문객 수가 1000명을 넘어서는 등 현지인들로부터 큰 반응을 얻고 있어 가맹사업에 대한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뉴요커들이 파리바게뜨를 찾는 이유는 무엇보다 신선하면서도 맛있는 품질과 300여개에 달하는 다양한 제품을 구비해 소비자들에게 ‘선택의 재미’를 제공하는 차별화된 마케팅 때문이다. 특히 미국 파리바게뜨에서는 페이스트리와 크라상류, 샌드위치 등의 제품들이 인기가 높은데, 이는 커피가 생활화 된 미국인들이 커피와 함께 즐기기에 좋은 제품이라는 점이 잘 맞아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고급화와 현지화의 맛깔스러운 조화= 싱가포르 사람들은 단단한 빵보다는 촉촉하고 부드러운 빵을 선호한다. 이에 파리바게뜨는 현지 특성에 맞춰 포카차, 깔조네 등 다양한 조리빵을 함께 선보이는 현지화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또 싱가포르는 선진베이커리 문화가 들어와있고, 생활수준도 높기 때문에 국내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 운영하는 ‘파리크라상’ 수준 이상의 빵을 만들어낸다.

싱가포르의 사례처럼 SPC그룹 글로벌 전략의 핵심은 고급화, 다양화, 고품질화, 현지화다. 이는 100개가 넘는 매장이 있는 중국부터 이제 막 첫 걸음을 뗀 프랑스까지 일관되게 통하는 전략이다.

먼저 진출 초기에는 구매력이 높은 상류층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프리미엄 브랜드로 차별화하고, 고객 친화적인 이벤트와 체험 마케팅 활동을 지속적으로 진행하여 브랜드 인지도를 높인다. 또한 다양한 품목 구성을 통해 고객에게 선택의 즐거움을 선사하고, 고급 원재료를 사용한 제품으로 신뢰를 준다.

또 현지인의 입맛에 맞게 특화된 메뉴 비중을 20%로 유지하고, 현지 인력 채용을 통해 진정한 현지화를 실천하는 것도 핵심 전략이다. 한국 본사의 경영 노하우와 제품을 각 시장상황에 맞게 실현한 것은 파리바게뜨의 해외진출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파리바게뜨는 아시아권에서 중국을 접수한데 이어 동남아시아를 적극 공략하고 있다.

동남아 경제의 허브인 싱가포르는 2012년 9월 핵심 상권 오차드 로드에 파리바게뜨 위즈마점을 열며 국내 베이커리 최초로 진출한 이래 총 4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올해 국내 최초로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에도 진출했다.

베트남도 동남아 시장 공략의 거점으로, 현지 최대 상권으로 꼽히는 지역에 매장을 열고 있다. 특히 까오탕점이 문을 연 호찌민시 3군 지역은 현지 베이커리와 글로벌 브랜드 베이커리가 밀집되어 있는 ‘베이커리 브랜드들의 각축장’으로 통한다.

프랑스 식문화가 보편화된 베트남은 빵과 커피 문화가 발달되어 있어 베이커리 사업 성장이 기대되는 곳이기 때문. 또한 인구 8800만의 60%가 30세 이하인 젊은 나라로 구매력이 높은 소비자층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SPC그룹 관계자는 “파리바게뜨는 제품의 고급화와 철저한 품질관리를 통해 해외 무대에서 베이커리 한류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 며 “앞으로 중동, 동남아시아 등으로 진출 지역을 확대하고 현지인들로부터 사랑받는 브랜드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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