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허연회 기자]1960년대 우리나라의 출산 관련 슬로건은 “적게 낳아 잘 기르자”였고, 1970년대까지는 “딸 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였다. 1980년대까지는 “잘 기른 딸 하나 열 아들 안부럽다”였다.
아들 선호사상이 강했던 때라, 아들을 낳기 위해 계속 출산을 해 출산율이 높자 이런 슬로건을 내걸고 국민들을 계몽했던 때였다.
1970년대 당시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무려 4.53명이었다. 80년대만 하더라도 2.83명이었다.
이랬던 출산율이 내려 덜컥 내려 앉아 작년 1.19명이 됐다.
보건복지부는 1일 저출산 극복을 위한 국민 인식개선 캠페인의 일환으로 다자녀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아이좋아 둘이좋아’ 캠페인을 TV 채널 등과 함께 올해 말까지 펼친다고 밝혔다.
어찌됐건 1.19명에 불과한 출산율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출산율인 1.71명까지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합계 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예상 자녀 수)은 1.19명으로, 2001년 이래 13년동안이나 ‘초저출산(합계출산율이 1.3명 미만)’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둘째 이상 출생아 수도 30년전인 1983년(42만여명)의 절반 수준인 21만여명에 불과하다.
문제는 이렇게 TV를 통해 캠페인 광고를 하고 “더 낳아 잘 키우자”고 외친다고 해서 출산율이 높아질 것이냐에 있다.
출산율이 낮은 것은 미래에 대한 걱정 때문에 아이를 낳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맞벌이 부부가 많은 상황에서 육아를 제대로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지 않은 부분도 중요하게 작용한다. 사교육비는 어제와 오늘이 달리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아이를 낳는 것 자체가 겁이 나는 상황이다.
한 인구정책 전문가는 “캠페인도 중요하고, 국민들의 인식을 개선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과거와 달리 정부의 캠페인을 그대로 믿는 국민들은 거의 없다”며 “국민 각자가 아이를 더 낳을 수 있는 환경이 된다고 생각한다면 출산율도 자연스럽게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가 교육은 물론 육아 등 아이를 더 낳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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