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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베트남內 12조6천억원 규모 인프라 건설 우선권 확보
뉴스종합| 2014-10-02 13:00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한국과 베트남은 올해 안에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타결을 추진하기로 했다. 양국은 또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해 북한과 대화를 촉진하려는 한국의 구상을 베트남이 지지한다는 공동성명도 채택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2일 청와대에서 국빈방한 중인 응웬 푸 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과 단독ㆍ확대 정상회담을 갖고 이같은 내용에 합의했다고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다. 공산당 일당제로 운영되는 베트남에서 당 서기장은 서열 1위다.

박 대통령과 쫑 서기장은 한ㆍ베트남 FTA 협상 연내 타결 목표에 재합의했다. 박 대통령이 지난해 베트남을 방문했을 때 올해 안에 높은 수준의 FTA 체결에 합의했으나, 베트남의 대한(對韓) 무역적자가 늘어나고 있어 협상이 더딘 상황이다. 2012년 8월 이후 7차 협상이 진행 중이다. 청와대 측은 “최고위층간 연내 타결 목표에 재합의해 협상에 모멘텀이 생겼다”고 말했다.

정상회담에선 이와 함께 한국수출입은행과 베트남 기획투자부간 120억 달러(한화 약 12조6000억원) 규모의 금융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우리 기업의 베트남 교통ㆍ에너지 인프라 구축사업 진출에 유리한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120억달러 중 100억달러는 수출금융에서, 20억 달러는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에서 조성된다. 수출금융은 우리 기업이 해당 사업을 수주하지 못하면 제공되지 않고, EDCF차관도 한국기업에만 주는 것이다.

경제수도 호치민~휴양지 나짱간 준고속 복선 고속철도(71억달러), 하노이 메트로 3호선ㆍ호치민 메트로 5호선(30억 달러), 석탄화력발전설비(19억달러) 등이 대상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베트남 대규모 인프라 사업에 우리의 우선권을 공식화하고, 우리 기업의 해외 플랜트 시장 진출 확대를 위해MOU를 추진한 것”이라며 “일본ㆍ프랑스 등과 경쟁이 치열한 베트남의 대형 국책사업에 우리 기업이 친출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3300만달러 규모의 밤콩교량 연결도로 차관 계약도 맺었다. 이 도로는 메콩강 지역 남북을 연결한다.

우리 측은 또 베트남이 건설하려는 원전 가운데 2기와 25억달러 규모의 롱안 석탄화력발전소 관련, 한국 기업이 수주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했다. 베트남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한국 금융 기관에 대한 조속한 인가도 요청했다. 이밖에 지뢰ㆍ불발탄 피해 지원, 군수품 정부품질보증협력 등에 관한 MOU도 두 정상이 지켜보는 가운데 양국 관계 기관이 각각 서명했다.

베트남 측은 특히 공동성명을 통해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해 대화를 촉진하려는 한국 측의 제반 구상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과 처음으로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공동기자회견을 가진 것은 한반도 문제 관련 북한에 강한 메시지 전달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베트남은 1950년 북한과 수교한 이후 당대당 교류를 지속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1992년 수교한 이후로 다방면에서 양국 관계는 비약적으로 발전했다”며 “특히 경제 부분의 발전은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뒀다. 양국이 우정과 신뢰를 계속 쌓아가면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더 심화시킬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홍성원 기자/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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