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분쟁
풍전등화 바그다드…18만 피난민과 이라크 운명은
뉴스종합| 2014-10-14 10:56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이라크 정부군이 수도 바그다드에서 85마일 떨어진 곳에 위치한 기지를 버리고 ‘전술적 퇴각’을 시도하면서 안바르주는 거의 이슬람국가(IS)의 손에 넘어가고 바그다드는 풍전등화의 위기에 놓였다.

국제연합전선을 이끌고 있는 미국은 공습으로 일관하고 있고 지상군 파병은 요원하다.

시리아-터키 국경 코바니가 함락 위기에 놓여도 터키는 꿈쩍 않고 있고, 오히려 미국과의 기지 대여 논의 사실을 부인하며 IS 대응에 찬물을 끼얹었다.

[사진=미 국방부 Flickr]

이라크군 안바르주 총사령관 라시드 플라이 소장은 현지 매체인 알아라비야에 안바르주 히트시 인근에 위치한 기지를 버리고 ‘전술적 퇴각’을 감행했다고 밝혔다고 13일(현지시간) 미국 NBC 방송이 전했다.

유엔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에 따르면 이라크군은 이번 퇴각으로 3만 가구 18만 명이 넘는 이라크 주민들이 피난민 신세로 전락했다. IS는 히트시가 넘어가면서 정부군이 방어하고 있는 하디타댐 을 고립시킬 수 있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안바르주는 IS가 바그다드로 가는데 필요한 보급선을 연결했다는데서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바그다드는 그야말로 바람앞의 등불이 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공습으로 개입을 제한한다고 거듭 밝히고 있는데다 시리아쪽 전선으로 더욱 집중하도록 만들 터키의 개입도 현재까지는 가능성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터키가 미국의 인시를리크 공군기지 사용 논의가 합의된 사항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나서 IS 대응 상황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인시를리크 공군기지 사용이 확보되면 공습자원(전투기)들이 배치돼 신속한 출격과 비용절감을 실현시킬 수 있다. 미국의 입장에선 2000㎞ 떨어진 걸프만에 위치한 항공모함에서 전투기를 띄우기보다 시리아 국경에 인접한 이곳에서 전투기들이 출격하는 것이 연료비 절감과 대응시간 단축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메브루트 카부소글루 터키 외무장관은 아직 결정된 바 없다며 관련 사실을 일축했다.

‘자국민이 해결해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정치적 여론도 이라크가 당면한 위기 가운데 하나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최근 이집트 카이로에서 이라크인들이 지상전을 수행해야만 한다며 “이라크를 다시 찾을 사람들은 이라크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바르주를 위해 싸워야 할 사람은 이라크인들”이라고 강조했다.

바그다드를 처음으로 공식 방문한 필립 해먼드 영국 외무장관 역시 이라크군이 IS와의 지상전을 이끌어야만 한다고 밝혔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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