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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에 첫 포착된 범고래의 삶
뉴스종합| 2014-10-17 11:14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범고래 무리의 삶과 죽음이 무인항공기(드론)에 의해 처음으로 포착됐다.

16일(현지시간) CNN 방송에 따르면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과 밴쿠버 아쿠아리움의 연구원들은 올해 초 드론을 이용해 캐나다 서부 존스톤 해협에서 범고래 무리를 따라다니며 이들이 생활하는 모습을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드론을 이용한 범고래 촬영은 이번이 최초로, 연구진은 ‘모블리’라는 이름의 주문제작 무인헬기(UAV)에 장착된 고해상도 카메라를 동원해 범고래들의 행동과 건강 상태를 기록할 수 있었다고 NOAA는 밝혔다.

서로 머리를 맞대고 있는 두 마리의 범고래가 놀고 있는 모습 [자료=NOAAㆍ밴쿠버 아쿠아리움ㆍCNN]

이들 연구진은 올 8월에도 캐나다 서부 브리티시컬럼비아주(州) 해안에서 범고래 82마리를 추적해 사진을 촬영했다. UAV는 범고래로부터 100피트 위에서 비행해 이들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했다.

이를 통해 연구진들은 범고래의 체형을 분석하고 이들이 충분한 음식을 먹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범고래가 살이 찌거나 말랐는지 여부는 위에서 봐야 판단이 가능하기 때문에 드론의 공이 컸다.

밴쿠버 아쿠아리움의 해양포유류 연구를 이끌고 있는 랜스 바렛-레너드는 “범고래가 살이 빠질 때 지방층의 상당량을 수분으로 바꿔 견고한 유선형의 체형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급격하게 영양실조 상태가 되기 전까진 옆에서 보면 이들이 말랐는지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과정에서 연구진은 범고래 무리 중 3마리가 죽고 슬퍼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다.

2년 된 새끼(위에서 두 번째)와 1년밖에 안 된 새끼(가운데)가 섞인 범고래 가족이 이동하고 있다. [자료=NOAAㆍ밴쿠버 아쿠아리움ㆍCNN]

형제지간인 범고래 ‘A-37’, ‘A-47’ 두 마리를 따라다니며 체형의 차이를 촬영하던 중, 뼈가 앙상하게 드러날 정도로 마른 A-37이 갑자기 이동을 멈추고 숨을 거두는 장면을 보게된 것이다.

NOAA 사우스웨스트 수산과학센터의 생물학자인 존 더반은 “범고래들도 무리 중 하나가 없어지면 이를 알아챈다”면서 “A-37의 형제인 ‘A-46’이 A-37이 사라진 전후로 우는 소리가 들렸다”고 말했다.

그는 “일생 동안 늘 붙어다니는 무리의 일원이 사라지면 눈치챌 수밖에 없다”면서 “이것이 그들에게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서로 형제인 범고래 A-37(왼쪽)과 A-47. A-37은 코끝부터 꼬리까지 뼈가 앙상하게 드러나있다. 지방이 별로 없어 부력을 최대한 확보하려고 가슴 지느러미를 크게 확장한 모습도 보인다. [자료=NOAAㆍ밴쿠버 아쿠아리움ㆍCNN]

또 올해 초 새끼를 잃은 엄마 범고래 ‘I-63’이 급격하게 체중이 감소한 뒤 죽는 일이 발생해하기도 했다.

그밖에 연구진은 드론 촬영을 통해 임신한 범고래의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고 CNN은 전했다.

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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