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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도어 ‘솜’의 전쟁
라이프| 2014-11-11 07:29
[헤럴드경제=김아미 기자] 겨울철 아웃도어 방한 재킷의 충전재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산 채로 거위 털을 뽑거나 푸아그라(거위의 간)를 얻기 위해 밀폐된 공간에서 거위를 비인도적으로 사육하는 농가들에 대한 환경단체의 지적이 잇따르면서 해외 아웃도어 업체들을 중심으로 천연 충전재를 대신할 신소재 개발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구스다운급 보온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일상생활에서도 매치하기 좋은 얇고 슬림한 디자인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이에 발맞춘 제품들이 시중에 속속 출시되고 있다. 

노스페이스

▶수분에 강하고 복원력 탁월…합성충전재로 추위 잡는다=다운의 필파워(Fill Power)가 높을수록, 즉 털이 ‘빵빵하게’ 들어 있을수록 털 사이에 공기가 많이 들어차고 이에 따라 보온력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그러나 등반과 아웃도어 활동으로 땀이 발생했을 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천연 충전재와 합성섬유 충전재(인공충전재)의 가장 큰 차이점은 수분에 얼마나 강한가에 있다.

천연 충전재를 사용한 다운재킷의 경우 몸에서 땀이 발생할 경우 금세 다운이 젖고 뭉쳐져서 공기층이 사라지고 보온성이 급격히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반면 합성충전재는 기본적으로 수분과 친하지 않은 ‘혐수성’을 갖고 있어 땀에 젖어도 일정 수준의 보온 효과를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복원력도 우수해 중성세제로 세탁한 후 건조하면 부풀음이 원래대로 돌아온다. 

노스페이스 VX 재킷

프리마로프트, 엑셀로프트, 코어로프트, 신슐레이트 등이 천연 충전재를 대체할 인공충전재로 각광받고 있는 대표적인 소재들이다. 초극세사 섬유 사이 공간에 공기층을 구현해 보온력을 높이고 발수성도 뛰어나 젖었을 때도 따뜻함을 유지할 수 있다.

특히 쓰리엠이 부직포 형태의 기존 신슐레이트 소재를 업그레이드 해 내놓은 ‘신슐레이트 페더리스’는 솜과 같은 형태의 극세사 충전재로, 구스다운의 600필파워에 해당하는 보온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일한 성능의 덕다운보다 원가도 3분의 1수준으로 저렴하다. 

▶인공충전재 적용한 보온재킷 어떤 게 있나=노스페이스는 자체 개발한 보온 충전재 ‘VX(Vertical Excellence)’를 적용한 재킷을 내놨다.

폴리에스테르를 사용한 100% 인조섬유로 구스다운급 보온력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얇고 슬림하게 디자인됐다. 무엇보다도 천연 충전재와는 다르게 수분에 강해 간편하게 물세탁할 수 있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파타고니아 나노에어 재킷.

또 겉감도 고밀도 발수 가공처리 된 초경량 나일론 미니 립스탑 원단을 사용해 내구성을 높였다. 립스탑은 바둑판 무늬 사이사이에 강한 실을 넣어 직조한 것으로 찢어짐에 강한 것이 특징이다.

미국 프리미엄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도 합성섬유 충전재를 적용한 재킷으로 ‘노 모어 구스(No More Goose)’ 행렬에 동참했다.

파타고니아가 올 FW시즌 처음 선보인 ‘나노에어 재킷’은 ‘풀레인지(FullRange)’ 소재를 적용해 보온 기능과 함께 공기 투과 기능을 높인 제품이다. 풀레인지는 일본 섬유화학기업인 토레이(Toray) 사가 개발한 신소재로 파타고니아가 전세계 독점으로 사용하고 있다.

김윤정 파타고니아 상품팀 과장은 “풀레인지는 기존에 사용했던 프리마로프트 소재와 같은 폴리에스테르 기반의 섬유지만 신축성과 통기성이 더욱 탁월하다”면서 “인공 충전재 중에 신축성이 있는 소재는 풀레인지가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캐나다 아웃도어 브랜드 아크테릭스도 속건성 합성보온재인 ‘코어로프트’ 소재를 자체 개발, 방한 제품에 적용해오다 지난해 기존 소재보다 부피감을 줄인 ‘코어로프트컴팩트’를 내놨다. 물에 젖어도 보온력이 뛰어나 등산이나 스키 등 격한 아웃도어 활동에 적합하며 압축률도 탁월해 둘둘 말거나 접어서 가방에 휴대하기 편하다.

am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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