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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W리스트] 한국 격투기 ‘이색 라운드걸’ 탑5
뉴스종합| 2014-12-10 08:07
[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격투기 대회장에는 선수만 있는 게 아니다. 라운드걸도 있다. 케이지와 링의 주인공은 아니지만 감초같은 조연으로 브레이크 타임마다 관중들의 시선을 잡아끌며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여느 선수 이상의 유명세와 인기를 누리는 라운드걸도 있다. 애초부터 지명도 있는 레이싱모델 출신이 많은 데다, 대회사나 주관방송사의 홍보 전략에 따라 미디어에 자주 노출되면서 생기는 자연스런 현상으로 여겨진다.

근래 들어서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아예 유명인 등을 라운드걸로 기용하는 등 파격적인 섭외로 화젯거리를 만들어내는 일도 종종 있다. 기억에 남는 이색 라운드걸 ‘탑 5’를 임의로 선정해 봤다.

▶5위: 방송인 강예빈의 UFC 옥타곤걸 데뷔=늘씬한 미모의 방송인 강예빈이 UFC의 공식라운드걸인 옥타곤걸로 발탁되자 큰 화제를 모았다. ‘스턴건’ 김동현과 ‘코리안좀비’ 정찬성 2명의 한국 파이터를 확보하며 의욕백배한 국내 주관방송사의 입김이 UFC에 작용한 결과였다. 2012년 11월 UFC 마카오 대회에 옥타곤걸로서 단 한 차례만 등장했지만, 이 일로 무명에 가까웠던 강예빈은 순식간에 인지도를 끌어올릴 수 있었다. 강예빈은 당시를 회상하며 “이때 이 느낌 잊을 수가 없어요…너무 가슴 떨렸던 내 생애 최고의 날”이라는 글과 동영상 한 편을 올리기도 했다.

옥타곤걸이 돼 단번에 유명해진 강예빈. 사진제공=수퍼액션

▶4위: 맹승지, 낸시 랭… 기성 연예인의 노크=연예인 마케팅에서 뛰어난 수완을 발휘하고 있는 국내대회 로드FC는 행위예술가 방송인 낸시 랭을 지난 2011년 12월, 여성코미디언 맹승지를 올해 5월에 공식라운드걸인 로드걸로 섭외해 화제를 모았다. 평소 섹시코드를 앞세운 낸시 랭은 논외로 하더라도, 맹승지는 뜻밖의 수확이었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로드FC 염희옥 홍보팀장은 “같은 여성의 시각에서 그 정도의 볼륨일 줄은 미처 몰랐다. 유니폼을 입혀보니 라운드걸에 딱 맞는 글래머러스한 몸매의 소유자였다”고 귀띔했다.

대회 관계자가 “몸매 자체가 코미디언이 아닌 라운드걸”이라며 극찬한 맹승지. 사진제공=로드FC

▶3위: 격투기 선수가 라운드걸로… 원조는 이수연=지난 2004년 5월 국내 최초로 열린 여자 종합격투기대회인 스맥걸 코리아에서 우승을 차지한 이수연은 이듬해인 2005년 K-1 한국대회에는 라운드걸로 등장해 관계자들의 입을 떡 벌어지게 만들었다. 선수 치고는 여리여리한 몸매에 예쁜 마스크를 지닌 그는 대회사에서 ‘K-1 걸’ 제안을 하자 별 고민 없이 수락했다. 이수연은 이후 프로레슬링에도 진출하는 등 한동안 다양한 무대에서 활동했으나 근래 소식은 없다.

격투기선수에서 라운드걸로 전업했던 이수연(왼쪽)의 경기 출전 장면. 옆에 선 이는 일본의 레전드 그래플러 야부시타 메구미. 사진=헤럴드경제DB

‘미녀 파이터’ 송가연의 경우는 이와 정반대의 행보다. 선수가 아닌 일반 수련생 시절 로드FC의 라운드걸로 먼저 데뷔했고, 이후 선수로서 데뷔날짜를 받아든 이후부터는 라운드걸의 길은 완전히 접었다. 소속사는 “파이터가 된 송가연이 라운드걸로 돌아갈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송가연은 오는 12월14일 로드FC 020에서 일본의 민완 타카노 사토미를 상대로 2연승에 도전한다.

▶2위: 에로배우 하소연이 라운드걸로… 업계 최초=한국 격투기 원년이랄 수 있는 2003년 8월 메이저 입식격투기대회를 표방하며 등장한 코마 그랑프리(KOMA GP)는 첫 대회에서 뛰어난 외모로 당대 최고 인기를 누리던 에로영화 배우 하소연을 라운드걸 ‘코마 걸’로 기용하는 파격행보를 선보였다. K-1 MAX를 호령하기 전 풋풋한 모습의 무에타이 슈퍼스타 부아카우 포프라묵은 링 위에서 하소연과 함께 클럽댄스를 췄다. 부아카우는 신나게 춤을 추지만, 하소연은 쑥쓰러워하며 대충 춤을 추고 링을 내려갔다.

‘코마 퀸’으로 라운드걸로 등장해 화제가 됐던 당대 최고의 애로배우 출신 하소연(하유선). 사진=헤럴드경제DB

이후 하소연은 본명인 하유선이란 이름으로 음반을 내며 가수 겸 배우로 활동하는 등 활동영역을 넓힌다. 하지만 이를 실제로 지켜본 이는 별로 없다는 점이 아쉽다. 당시 관중은 500명 남짓으로, 홍보부족으로 인한 흥행 참패를 면하지 못 했다. 당시 중계영상은 유튜브(http://youtu.be/DWP84d9t4UQ)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1위: 외모도, 체격도 ‘최고의 파격’ 이국주=라운드걸은 165~175㎝ 가량의 큰 키에 45~55㎏대 깡마른 몸매의 소유자들이 지배하는 곳이다. 그런 ‘험한 동네’에 여성코미디언으로 주가를 한창 높이고 있는 ‘대형’ 엔터테이너 이국주가 뛰어들었다. 로드FC는 이번 로드FC 020의 ‘스페셜 로드걸’로 이국주를 섭외했다고 발표했다. 체격이나 이미지 등 모든 면에서 파격 중의 파격이다. 

올 연말 로드FC 020 대회에서 스페셜 로드걸로 등장할 코미디언 이국주.

로드FC는 사뭇 진지하다. 로드FC 관계자는 “연말대회는 항상 스페셜하게 꾸민다. 이국주는 이 스페셜한 무대에 부합하는 인물”이라고 평가하고, “올 중순께부터 이국주의 캐릭터와 섹시한 매력이 로드걸과 맞다고 보고 섭외를 추진했다”며 즉흥적이 아닌 장기간 숙고한 끝에 결정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국주가 걸그룹 에이핑크와 함께 의상을 맞춰 입고 등장해 군무를 펼쳤던 최근 한 CF 장면.

이 관계자는 “이국주가 평소 섹시한 옷을 잘 코디해 입으므로 섹시함이 최대한 부각될 수 있는 의상코드를 입어줄 것을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하지만 “기존 로드걸의 유니폼도 예쁜데 그건 착용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잠시 뜸을 들인 뒤 “그것은 좀…”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번외: 여성 국회의원이 라운드걸을…일본 하야카와 중의원=일본에선 국회의원이 라운드걸로 링에 올라 화제가 된 적이 있다. 2012년 1월 일본 프로복싱 챔피언결정전에서 당시 41세의 나이의 하야카와 쿠미코 중의원이 핫팬츠와 탱크탑 차림으로 라운드표지 패널을 들고 링에 오른 것이다. 167cm의 늘씬한 키에 비교적 미모를 갖춘 하야카와 의원의 등장에 관중석에선 “쿠미코! 다음엔 수영복이야”라는 외침이 터져나왔다. 구의원을 거쳐 지난 2009년 비례대표로 중의원이 된 하야카와 의원은 라운드걸로 뛴 그해 말 비례대표 재선에서는 낙선했다. 
현역 국회의원으로 회기중 라운드걸로 복싱 링에 올랐던 하야카와 쿠미코 중의원.


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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