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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고 갈라져도 ‘성업 중’…사고뭉치 제2롯데월드는 ‘서울시-롯데 합작품’?
뉴스종합| 2014-12-18 10:06
[헤럴드경제=서지혜 기자]“폐쇄하지 않은 걸 보면 문제가 없는 거 아닌가요?”

지난 1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제2롯데월드몰 면세점에서 쇼핑을 하던 한 여성 중국인 관광객은 “건물 바닥이 갈라졌다는 말은 들었는데 지금은 다 해결된 상황 아니냐”고 말하며 쇼핑을 즐겼다. 매일 약 10만여명이 방문하는 제2롯데월드는 이날 오전 공사 중이던 인부가 추락사하는 끔찍한 사고가 일어났다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지나치게 평온했다. 쇼핑몰동, 애비뉴엘관 등은 쇼핑을 하러 온 중국인 관광객으로 북적였고, 매장 직원들은 “오늘 사고가 났느냐”며 뒤늦게 휴대폰으로 사고 사실을 접하기도 했다.

지난 10월 개장한 제2롯데월드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건물 균열과 관련한 뉴스가 나오고, 수족관이 누수돼 안전 우려가 제기된 가운데, 급기야는 현장에서 공사 중이던 인부가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까지 발생했다. 각종 사고에도 영업을 이어가는 롯데 측의 안전불감과 서울시의 뒤늦은 조처도 동시에 논란이 되고 있다. 


롯데건설은 그동안 각종 안전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근원책을 제시하지 못한채 영업을 지속했다. 지난 9일 수족관에서 누수가 발생했을 때는 슬그머니 보수한 후 언론보도를 막는 장면이 노출돼 비난을 받았다. 당시 회사는 누수된 수족관을 보수하면서 ‘환경개선 작업 중’이라고 안내하며, 관람객에게 누수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고, 뒤늦게 사실을 접한 누리꾼들은 제2롯데월드 수족관 시공사의 해외 수족관 사고 사례까지 공유하며 감시의 눈을 보내기도 했다. 5층 식당가 바닥에 균열이 생겼을 당시엔 “예스러운 분위기를 내기 위한 디자인”이라는 변명을 했다 빈축을 사기도 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서울시는 방관했다. 이미 공사 중 인부가 사망하는 사고가 두 차례나 발생했는데도 개장을 승인했고, 이후 크고 작은 사고가 났을때도 강력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결국 서울시는 세 번째 사망자가 발생한 16일에서야 뒤늦게 공사중단과 일부 사용제한을 명령했다. 이에 안전에 서투른 롯데 측과 감시에 소홀한 서울시가 합작해 낳은총체적 부실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이런 가운데 시민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SNS에서는 “잠실 근처에 가기 겁난다”는 글들이 줄을 잇는다.

경제정의시민실천연합(경실련)은 이와 관련해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제2롯데월드에서 발생하고 있는 각종 사고를 면피용 발언으로 회피하지 말고 안전하게 철저한 시공을 진행해야 한다”고 했다. 또 “위험을 해결하기 위해 자신들이 앞장서서 사용을 통제하는 것이 대기업으로서 자신들의 의무를 다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gyelov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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