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열악한 스포츠산업 융복합인재 키워라”
엔터테인먼트| 2014-12-22 11:27
디자인·머천다이징·세일즈 등 합쳐
멀티플레이어 매니저 육성이 목표
어려운 프로구단도 상품 팔아야 생존



스포츠는 거대한 산업이다. 이중 세계 스포츠 라이선스 시장 규모만 해도 20조 원으로 추산된다. 박지성 저지, 류현진 버블헤드 인형, 미프로농구 NBA 모자, 뉴욕 양키스 백팩이 라이선싱을 통해 판매되는 상품들이다. 2014 인천아시안게임의 마스코트인 물범 3남매의 인형도 대표적인 라이선싱 제품이다.

스포츠산업에서 라이선싱은 선제적으로 고려해야 할 시장이 된지 오래다. 하지만 북미와 유럽, 그리고 아시아에선 일본이 주도하는 이 시장에서 한국은 아직 걸음마 단계에 그치고 있다. 스포츠마케팅이 활성화되지 않은 탓이다. 야구와 축구 농구 등 주요 종목에서 일찌감치 프로화가 이뤄진 게 무색한 아이러니한 현실이다. 

지난 19일 서울 한양대 백남학술정보관에서는 ‘스포츠 디머스(Sport DEMERS)’를 주제로 한 킥오프 컨퍼런스가 열렸다. 스포츠 디머스란 스포츠산업의 디자인ㆍ머천다이징ㆍ세일즈 3개 분야를 합친 조어로, 이번 행사를 주관한 이 대학 스포츠산업학과장 최준서<사진> 교수가 스포츠산업 발전과 인재 교육에 활용하기 위해 국내에 첫 도입한 개념이다.

이날 컨퍼런스에는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대회 조직위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약 11억 원에 라이선싱 권리를 사서 60억 원의 매출 성과를 낸 IB월드와이드의 김영진 상무, 스포티비(SPOTV)를 운영하는 에이클라엔터테인먼트의 홍원의 대표, 붉은 악마 치우천황과 K리그 구단들의 엠블럼을 디자인한 장부다 선들 스포츠사업본부장 등 기업과 에린 조 파슨스대 전략디자인경영학과 종신교수, 로저 박 곤자가대 교수 등 학계의 내로라 하는 8명의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관련 주제를 발표했다. 올해 벨기에 프로축구 2부 리그 팀 AFC투비즈를 인수한 스포티즌의 심찬구 대표 등 저명한 스포츠마케팅 관계자들이 참석해 이날 행사에 관심을 나타냈다.
최준서 교수가 ‘스포츠 디머스’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하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2년 반 전 샌프란시스코대 종신교수직을 내놓고 한양대로 온 최준서 교수가 스포츠 디머스 프로그램을 들고 나온 건 우선 일차적으로는 융복합산업에 걸맞은 인력을 양성을 위해서다. ‘아스널(영국 프리미어리그의 명문 프로축구 구단)의 프런트에서 일하고 싶다’며 눈을 초롱초롱 반짝이는 학생들이 자신의 꿈에 한발 더 다가갈 수 있도록 해주고 싶었다.

최 교수는 “국내 스포츠산업 종사자는 대기업의 지원을 받는 프로구단을 제외하면 단체 당 4명이 채 안 된다. 그 만큼 사정이 열악하며, 스포츠마케팅 직종 취업을 원하는 이들의 입장에서는 기회의 문이 좁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미대, 의류학과, 유통학과에 비해 월등히 뛰어난 머천다이저를 양성하겠다는 게 아니다”며 “3개 분야를 폭넓게 이해하는 일인다역 매니저를 육성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사람이 바뀌면 시장도 바뀐다. 스포츠 디머스란 개념과 그 중요성이 스포츠산업계에 널리 전파돼 국내 시장의 성장발전을 도모하는 것이 이차적인 목표다. 그는 스포츠 디머스가 스포츠산업의 향후 20년을 책임질 미래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영업적자에 허덕이는 구단들 또한 활로는 결국 스포츠 디머스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게 최 교수의 주장이다. 최 교수는 “관계자들의 말을 그대로 빌자면 ‘프로구단이라고 말하기도 처참한’ 재정구조의 시도 구단이 없지 않다”며 “이젠 어려운 구단은 직접 나가 상품을 팔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 디머스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용직 기자/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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