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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리치] 내일은 슈퍼리치① ‘기업가치 350억달러’…인스타그램 창업자 ‘케빈 시스트롬’
뉴스종합| 2015-01-18 10:43
[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김현일 기자]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Alibaba)의 상장 대박으로 가난한 영어강사에서 중국 최고의 부자가 된 마윈(馬雲ㆍ51) 회장. 우버(Uber) 택시의 전 세계적인 인기로 두 번의 창업 실패 끝에 억만장자가 된 트래비스 칼라닉(Travis Kalanickㆍ39) CEO. 모두 지난해 화려한 신고식을 치르며 데뷔한 슈퍼리치들이다.

올해에도 새 얼굴들이 마윈과 칼라닉의 뒤를 이을 준비를 하고 있다.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는 기업들도 적지 않아 새로운 슈퍼리치의 탄생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헤럴드경제 슈퍼리치팀은 2015년 예비 슈퍼리치들을 알아보는 순서를 마련했다. 그 첫 주인공으로 요즘 젊은이들로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인스타그램(Instagram) 창업자 케빈 시스트롬(Kevin Systromㆍ32)을 소개한다.

케빈 시스트롬 인스타그램 창업자.

인스타그램은 글보다 사진과 동영상을 공유하는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로 최근 이용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 12월 인스타그램 월간 이용자 수가 3억 명을 돌파하면서 트위터(2억8400만명)를 제쳤다. 최근 비즈니스 인사이더 보도에 따르면 인스타그램에 대한 젊은층 선호도가 트위터, 페이스북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처럼 후발주자인 인스타그램의 가파른 성장세는 2012년 페이스북에 인수되면서 시작됐다. 당시 기업가치가 5억달러로 평가되던 인스타그램을 페이스북이 10억달러에 인수하면서 화제가 됐다. 시스트롬 CEO는 최근 CNBC와의 인터뷰에서 “페이스북의 지원 덕분에 성장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인스타그램을 페이스북에 매각하면서 4억달러를 벌었고, 현재 자산은 8억달러(약 8600억원)로 억만장자 문턱까지 왔다.

의류회사 TJX의 인사부문 부사장 더글라스 시스트롬(Douglas Systrom)과 렌터카업체 집카(Zipcar)의 마케팅 임원 다이앤(Diane) 부부 사이에서 태어난 시스트롬은 중학교에 들어가 처음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접했다. 2006년 진학한 스탠퍼드대에선 경영학을 공부했다. 컴퓨터공학을 전공하지 않았지만 스스로 코딩작업을 공부하면서 프로그래밍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았다.

마크 저커버그는 지난달 인스타그램 월 이용자 3억명 돌파를 축하하며 케빈 시스트롬과 인스타그램 그래비티룸에서 찍은 장난스러운 사진을 페이스북에 게재해 눈길을 끌었다.(출처=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스탠퍼드가 제공하는 메이필드 펠로우 프로그램(Mayfield Fellows Program)은 그가 IT산업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인 계기가 됐다. 메이필드 펠로우는 학생들에게 하이테크 기업의 생태계를 직접 경험하고, 심층 훈련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시스트롬도 이 프로그램을 통해 현직에 있는 선배들과 교류하고, 트위터의 전신인 팟캐스팅 업체 오데오(Odeo)에서 인턴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대학 졸업 후엔 구글에 들어가 지메일(Gmail), 구글 캘린더 등의 제품 마케팅 업무를 담당했다. 2년 만에 구글에서 나온 시스트롬은 이후 넥스트스톱(Nextstop)에 합류했다. 넥스트스톱은 구글에서 일했던 이들이 모여 설립한 스타트업(신생 벤처)으로 여행지를 추천하고 관련정보를 제공하는 회사였다. 시스트롬은 여기서 낮엔 일하고 밤엔 프로그래밍을 공부하면서 자기만의 회사를 차리기 위해 준비했다.

2010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스타트업 파티에서 중요한 인연을 만나면서 드디어 기회가 왔다. 시스트롬은 벤처 투자자 안드레센 호로비츠(Andreessen Horowitz)를 만나 자신의 사업 아이디어를 설명했다. 2주 후 호로비츠와 벤처투자사 베이스라인 벤처(Baseline Ventures)로부터 50만달러를 투자하겠다는 연락이 왔다. 시스트롬은 곧바로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창업에 나섰다. 그의 나이 27세 때였다. 스탠퍼드 2년 후배이자 메이필드 펠로우 프로그램에서 만났던 마이크 크리거(Mike Krieger)도 합류했다.

케빈 시스트롬은 창업을 앞두고 스탠퍼드대 후배 마이크 크리거(왼쪽)에 손을 내밀었다.

두 사람은 의기투합해 인스타그램의 전신 격인 모바일 앱 버븐(Burbn)을 내놨지만 악평을 들었다. 온갖 기능을 채워 넣다보니 어수선하기만 했고 복잡한 것을 싫어하는 이용자들은 버븐을 외면했다. 시스트롬과 크리거는 스탠퍼드에서 메이필드 펠로우 프로그램을 수강하던 시절을 떠올리며 마음을 다잡았다. 결국 모든 기능을 다 버리고 딱 한 가지에만 집중하기로 결심했다. 바로 사진 공유기능이었다.

그들은 8주 만에 새로운 플랫폼을 개발했다. 이름은 ‘즉석’이라는 뜻의 ‘인스턴트(Instant)’와 전보를 보낸다는 뜻의 ‘텔레그램(Telegram)’을 합쳐 ‘인스타그램’이라고 지었다.

2010년 10월 6일 세상에 처음 등장한 인스타그램은 24시간 만에 2만5000명이 다운받았다. 한달 후 인스타그램 이용자는 100만명으로 늘어났고, 1년 만에 1000만명이 이용하면서 히트를 쳤다. 사진을 입맛에 맞게 꾸미고, 다른 사람들과 쉽게 공유할 수 있는 인스타그램의 단순함에 사람들은 열광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도 인스타그램에 대해 “소셜 미디어 세상에 딱 맞는 새로운 플랫폼”이라고 평가했다.

세계적인 IT 전문지 테크크런치가 매년 개최하는 크런치 어워즈에서 ‘2012 올해의 창업자상’을 받은 케빈 시스트롬은 2015년엔 수익 극대화를 위해 고심 중이다.

페이스북에 인수된 지금도 시스트롬은 인스타그램의 대표로서 사업을 지휘하며 성장과 변화를 이끌고 있다. 저커버그가 그에게 상당한 자율성을 줘 인스타그램은 페이스북과는 별도로 독립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씨티그룹이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인스타그램의 기업가치는 350억달러로 트위터의 기업가치 235억달러를 넘어섰다.

시스트롬은 버븐의 실패 후 다시 일어서기란 정말 힘들었다고 고백한 바 있다. 인스타그램으로 재기에 성공한 지금 그는 여전히 사업에만 몰두하고 있다. 최근 인터뷰에서도 “기업가치가 얼마인지 신경 쓰지 않는다. 기업가로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고 싶을 뿐”이라고 말해 2015년 그의 행보에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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