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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리치] 13세 소년창업가, 돈보다 중요한 것은 따로 있다?
뉴스종합| 2015-01-24 11:08
[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이혜원 인턴기자] 기업인에게 도덕성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돈을 버는 철학이 훌륭할수록 존경받는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슈브함 바네르제(Shubham Banerjeeㆍ13) 브레이고 랩스(Braigo Labs) 최고경영자(CEO)가 그렇다. 그의 점자프린트 개발사업이 주목받게 된 데는 단순히 ‘최연소 창업가’라는 별명에만 있었던 것이 아니다.

슈브함 바네르제(Shubham Banerjee) 브레이고 랩스(Braigo Labs) 창립자ㆍ최고경영자.

투자자들은 ‘마음’에 주목했다. 그가 사업을 시작한 배경엔 개인적 야망보다 인류애가 있었다. 우연히 시각장애인 지원 단체의 전단을 보고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은 어떻게 글을 읽을 수 있을까”라고 든 물음이 출발점이었다.

“구글에 물어보라”는 아버지 말대로 인터넷에 검색해 점자프린트를 알게 됐고,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싸 사람들이 혜택을 누리지 못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현재 유통되는 점자프린트 가격은 2000달러(약 217만원). 바네르제는 4분의 1로 줄였다. 그는 모듈로봇조립세트인 레고 마인드스톰 EV3로 직접 점자프린트를 만들었다. 레고의 가격은 350달러(약 38만원). 여기에 기타 부속품 비용을 더해도 355달러를 넘어가지 않는다. 제품명 ‘브레이고(Braigo)’는 점자를 뜻하는 ‘브레이유(braille)’와 ‘레고(lego)’에서 착안했다.

“인간의 삶을 돕기 위해 존재하는 기술이 가격 때문에 짐이 돼서는 안된다”던 그의 목표는 가능한 많은 사람이 활자의 혜택을 누리도록 돕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세계 시각장애인 수는 2억8500만명으로 추정되며, 이 중 90%가 개발도상국에 살고 있다.

브레이고(Braigo). (사진=블룸버그 캡쳐)

바네르제는 브레이고 버전1.0을 지난해 1월 학교 과학경진대회에 출품한 이후 인터넷에 공짜로 설계도를 공개했다. 유투브, SNS 등으로 반응을 얻은 후 지난 8월 실리콘밸리에 어머니 이름으로 브레이고 랩스를 설립했다. 이는 그의 나이가 너무 어렸기 때문이다. 수십만 달러로 알려진 인텔의 투자기금을 기반으로 그는 올해 여름까지 시판용 브레이고 버전2.0을 출시할 예정이다.

바네르제는 2014년 말 영국 트러스티드 리뷰(Trusted Reviews)의 ‘2014년 기술혁신상(Technology Innovation of the Year 2014)’과 더불어 노미넷(Nominet)의 ‘선한 기술상(Tech for Good)’을 수상한 바 있다. “인도주의에 최적화된 기술” 개발을 꿈꾸는 13살 소년 창업가의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souriran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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