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경제=홍길용 기자]최경환 경제부총리가 기업인들에게 수출과 내수의 두마리 토끼를 잡겠다고 공언했다. 내수 촉진으로 수입을 늘려 경상흑자를 줄이면, 원/달러 환율 하방압력을 약화시켜 수출 경쟁력도 훼손시키지 않을 수 있다는 전략이다. 내수와 수출이 모두 활성화 돼 적정한 물가상승과 함께 성장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정부의 판단으로 해석된다.
최 부총리는 26일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단과 가진 간담회에서 “경상수지 흑자가 너무 많이 나면 환율 절상(원/달러 환율 하락) 압력이 생기기 때문에 올해 흑자 폭을 작년보다 낮은 수준으로 관리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경상수지는 무역수지와 함께 자본수지도 포함된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경상수지가 900억 달러 흑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에는 흑자 폭이 940억 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유가의 급격한 하락에 효과다.
경상 흑자를 줄이려면 수출을 줄이거나, 수입을 늘리거나 혹은 자본수지 흑자를 줄여야 한다.
환율절상 압력을 우려한 것은 수출 기업들에 무리가 되지 않을 정도의 환율을 유지하겠다는 뜻이다. 따라서 수출을 줄여서 경상흑자를 줄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주목할 부문은 2%대 소비자 물가상승률을 제시한 점이다. 환율이 떨어지지 않으면 수입물가도 낮아지지 않아 상대적으로 높은 물가가 유지될 수도 있다. 이론적으로는 수입물가가 떨어지지 않으면 소비도 늘지 않지만, 최근의 저물가는 워낙 가파른 급격한 저유가 효과인 까닭에 수입물가가 다소 오르더라도 소비가 늘어날 여지는 있다고 본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수출은 유지하고, 수입은 소비를 늘려 활성화 시키는 게 올 경제정책의 핵심인 셈이다. 이는 최 부총리가 “여러 가지 수단을 마련해 정부의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인 3.8%가 달성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한 데서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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